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2024년 인수한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와 함께 유럽연합(EU) 산하 기관의 대규모 백신 개발 프로젝트 수행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유럽 집행위원회(EC) 산하 보건·디지털 집행기구(HaDEA)가 유럽 보건비상대응청 위임으로 추진하는 차세대 백신 개발 이니셔티브 1단계다. 양사는 호주 백신 플랫폼 기업 백사스와 3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령자용 계절성 독감 및 전 연령 대상 팬데믹(조류 독감) 패치형 백신 개발을 맡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럽 보건당국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 내 차세대 백신 상업화와 공급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EU 재정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HaDEA는 임상 1상을 포함한 1단계 연구비로 총 1290만유로(한화 222억원)를 지원한다. 향후 기술 검증과 임상 성과에 따라 개발이 3상 및 최종 단계로 진전될 경우 최대 2억2500만유로(약 3836억원)까지 지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수주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IDT 인수 이후 양사가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협력해 글로벌 펀딩을 확보한 첫 사례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 독감 백신 기술의 유럽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컨소시엄에서 IDT는 유럽 현지 법인으로서 계약 주체와 프로젝트 관리를 총괄한다. 상업화 단계 진입 시 백신 원액 생산 거점 역할도 맡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세포배양 기술을 기반으로 계절성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와 개발 중인 팬데믹(조류 독감) 백신 원액을 공급하고, 백사스와 공동으로 임상 개발을 수행한다. 백사스는 고면역원성 구현이 가능한 마이크로니들(HD-MAP) 패치 기술과 임상 1상용 연구 패치 생산을 맡는다.
3사가 개발하는 패치형 독감 백신은 적은 항원량으로 높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고면역원성 제품을 목표로 한다. 짧은 부착 시간과 상온 보관이 가능한 열안정성을 통해 투여 편의성 개선도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고령층 대상 계절성 독감 백신 시장은 연간 약 4억5900만달러(약 6200억원) 규모로, 프리미엄 제형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고령자용 프리미엄 독감 백신 시장 공략과 팬데믹 독감 대응 역량의 유럽 확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현재 사노피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GBP410)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전염병대비혁신연합 지원 범용 사베코바이러스 백신과 mRNA 기반 차세대 백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데이비드 피콕(David Peacock) 백사스 CEO는 "이번 프로젝트는 차세대 전달 기술 투자를 통해 계절성 및 팬데믹 독감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공동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IDT 인수 이후 양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 역량이 결합돼 사업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라며 "자체 개발 백신의 유럽 진출 기회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