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195940)이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여름 주력 제품인 '헛개수' 등의 리콜(회수)로 우려를 샀으나, 제조사인 동원시스템즈로부터 수령한 보상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전화위복이 된 모양새다. 여기에 국산 신약 '케이캡'의 견조한 성장세까지 더해지며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863억원,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56% 급증한 수치다. 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563억원을 기록, 제약·바이오 업계의 '꿈의 고지'인 '1조 클럽' 진입이 유력해졌다.
이번 수익성 개선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는 동원시스템즈의 보상금 지급이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 보상금 규모를 약 3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동원시스템즈와 리콜 관련 협의를 마쳤으며 보상금 지급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 6월 헛개수, 새싹보리 등 500㎖ 제품 8종을 편의점과 마트에서 전량 회수한 바 있다. 당시 제조를 맡은 동원시스템즈 공장의 RTD(Ready to Drink) 라인을 점검하던 중 부품 결함으로 인한 제품 변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름철 식품 안전 이슈에 민감한 시기였던 만큼, HK이노엔은 실제 제품 이상 여부와 무관하게 선제적 차원에서 유통 중인 제품을 거둬들였다.
동원시스템즈 측은 "당시 부품 결함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있어 선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고, 이후 무균·멸균 공정 등을 재작업해 제조 공정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들은 정비를 마친 지난 7월 셋째 주부터 공급이 재개됐다.
일회성 이익 뿐만 아니라 본업인 의약품 부문의 성장세도 매섭다. HK이노엔의 간판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처방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출시된 케이캡은 빠른 약효와 야간 속 쓰림 개선 효과를 앞세워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제일약품의 자큐보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 속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케이캡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하며 글로벌 무대 확장을 꾀하고 있다. 허가가 완료될 경우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10번째 국산 신약이 된다. 회사 측은 약 6500만 명에 달하는 위식도 역류 질환 환자를 보유한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퀀텀 점프를 기대하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원시스템즈로부터 30억원 보상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 반영과 케이캡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지난해 4분기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프로모션 경쟁이 심화하고 있으나 케이캡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