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헴프) 원료의약품 제조기업 네오켄바이오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국내 최초 헴프 원료의약품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시설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의료용 대마는 대마의 꽃과 잎에서 추출한 칸나비디올(CBD) 성분을 활용한다. CBD는 중독성이 없고 통증 완화와 신경 안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뇌전증·파킨슨병·치매·우울증·암 등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의약품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꽃과 잎에서 CBD를 추출한 뒤, 환각과 중독을 유발하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을 0.3% 이하로 낮추는 정제 과정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네오켄바이오는 202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책임연구원 출신인 함 대표가 설립했다. 같은 해 안동 규제자유특구에서 마약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치료 효과가 있는 CBD 성분만을 고순도로 추출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했다.
국내 의료용 대마 기술은 이미 상용화에 근접했지만, 마약류관리법 규제로 인해 임상시험과 해외 수출에 필수적인 GMP 시설 구축은 그동안 불가능했다.
이번 GMP 시설은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의 핵심 인프라로, 헴프 기반 원료의약품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021년부터 추진돼 온 경북 산업용 헴프 특구가 실증 단계를 넘어 산업화 단계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바이오 2차 산업단지 내에 새로 착공한 이 GMP 제조시설은 연면적 1530㎡(지상 2층) 규모로, 총 130억원이 투입된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시설이 완공되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헴프 원료의약품 제조·검증 체계를 구축해, 그동안 미완에 머물렀던 CBD 원료의약품 수출과 안전성 실증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기공식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경상북도, 안동시를 비롯해 산업계와 연구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이후에는 한·일 의료용 헴프 국제 콘퍼런스가 열려 글로벌 산업 동향과 수출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네오켄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GMP 제조시설은 국내 헴프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안전성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조 인프라를 통해 헴프 기반 의약품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