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은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대상 제품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일반 심사 기간보다 약 25% 단축된 일정으로 허가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신약 후보물질이다.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투약 40주차 최대 30%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40주차 기준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로,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BMI 30㎏/㎡ 미만 여성 환자군에서는 평균 12.20%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으며, 최대 체중 감소율은 30.14%에 달했다. 위장관 이상사례는 기존 GLP-1 비만치료제 대비 낮거나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한미약품은 비만을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지는 복합 대사질환으로 보고,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대상 질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존 당뇨약인 SGLT-2 저해제와 혈당 조절 약물인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며, 2028년 당뇨병 적응증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자가 주사용 주사기(오토인젝터) 제형으로 개발됐다.회사는 이 비만약의 가치 확대를 위해▲당뇨 적응증 확대 ▲프리필드시린지(PFS·사전충전형주사제)·멀티펜 등 제형 개발 ▲국내 제약사 최초 디지털융합의약품(DTx) 개발 ▲맞춤형 건기식·OTC 패키지 구축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융합의약품은 의약품과 디지털 의료기기를 결합해 체중 감소 보조, 근력·운동 수행능력 향상, 생활습관 개선 등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2026년 1분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전무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 허가 승인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허가 신청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대표는"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통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비만·대사질환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치료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