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올해 1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 상반기 롯데 VCM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설립 2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설립 이전부터 사업을 이끌어온 이원직 초대 대표는 사임한다. 후임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로 다음 달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회사는 고강도 쇄신을 통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28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 영입 기조를 올해도 유지한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2월 11일 부로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의를 표한 이원직 대표는 2021년 8월 롯데지주에 합류해 ESG경영혁신실 신성장2팀장을 지내며 신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2022년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초대 대표를 맡았다. 이 대표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자리는 당분간 임태형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업지원부문장(CHRO) 상무가 맡는다. 임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재무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롯데는 글로벌 의약품 CDMO 기업을 목표로 2022년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2022년에는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뉴욕 시러큐스 생산시설을 1억6000만달러(한화 2020억원)에 인수하며 미국에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인천송도국제도시 메가플랜트 1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송도로 부지를 선정했고, 6월 인천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내년 하반기 준공에 이어 2026년 하반기까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업생산은 오는 2027년이 목표다. 롯데는 신임 대표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역량을 키우고 의약품 수주 확대를 주도해 바이오 사업을 안착시킬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신사업인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쇄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롯데헬스케어는 대표 사업인 ‘캐즐’ 서비스를 종료하며 청산 수순을 밟고 있는 데다, 바이오 사업의 주축이었던 이 대표의 사임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도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는 만큼, 롯데의 바이오 신사업은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롯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