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지씨셀 셀 센터 직원들이 세포치료제 제조에 필요한 세포 배양을 위한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를 점검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이뮨셀엘씨의 유효기간은 완제품 제조부터 환자 투여까지 단 36시간에 불과합니다. 다른 의약품보다 유효기간이 짧아, 혈액이 오면 바로 생산해야 되니 24시간 돌아갑니다.”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지씨셀(144510) 셀(cell·세포) 센터. GC녹십자(006280)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제조 전문 계열사인 지씨셀의 연구개발(R&D) 생산시설로, 지난 2018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어졌다. 연면적 2만0806㎡에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이뤄졌다. 셀 센터에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지씨셀, GC지놈 등 GC녹십자의 바이오 계열사의 R&D 인력 250여명이 입주했다.

2018년 경기도 용인에 지어진 지씨셀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생산시설인 셀 센터./지씨셀

셀 센터의 2층 제조시설에 들어서자 지씨셀의 항암 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 제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뮨셀엘씨는 간암 수술 후 치료제로, 환자 자신의 혈액으로 만드는 맞춤 항암제다. 간암 수술 후 치료제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승인된 자가 면역세포치료제다.

제조시설은 제조소 4곳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포배양실 4곳과 세포처리실 8곳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이뮨셀엘씨의 연간 최대 규모는 1만8000팩(pack)에 달한다.

이뮨셀엘씨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뒤 2~3주간 세포 배양으로 증식시켜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치료제다. 환자가 필요할 때 바로 처방돼야 하는 만큼, 혈액이 들어오면 즉시 생산 공정에 돌입한다. 다른 의약품처럼 대량으로 생산해 쌓아두고 공급하는 게 불가능하다. 지씨셀 관계자는 “이뮨셀엘씨의 유효기간은 단 36시간이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생산 공정은 24시간 3교대로 밤낮없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셀 센터는 2020년 5월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우수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았다. 이후 모든 작업자가 사소한 오염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오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의 손이 직접 닿는 작업을 줄이는 폐쇄형 공정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특히 이뮨셀엘씨의 마지막 생산 단계인 세포 회수 공정은 무균 실험이 가능한 생물안전작업대에서 진행된다.

12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지씨셀 셀 센터 직원들이 이뮨셀엘씨의 마지막 생산 단계인 세포 회수(Harvest)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무균 실험이 가능한 생물안전작업대((Biological Safety Cabinet·BSC)에서 진행된다./염현아 기자

지씨셀은 2003년 제대혈은행 설립 이후 제대혈과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제대혈은행과 세포동결·보관 시스템이 펼쳐졌다. 제대혈은 신생아 탯줄과 태반에 남아있는 혈액으로,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다.

이곳에는 면역세포인 NK(자연살해)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제를 대량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세포동결기술과 보관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보관량은 약 4만건으로 국내 3위 수준이다. 기본 17년, 최장 40년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며, 보관 기간이 끝나면 연장도 할 수있다.

회사는 재대혈은 단 한 번 채혈해 보관하면 향후 발병할 수 있는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백혈병, 림프종, 겸상적혈구빈혈·지중해빈혈과 같은 80가지 이상의 난치성 질병 치료제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뇌성마비, 자폐증 등의 치료법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제대혈은 분만을 앞두고 양수가 터진 산모에서도 채취가 가능하다. 지씨셀 제대혈은행 관계자는 “한 시간 후에 분만 수술을 하는데 제대혈 채취가 가능하냐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며 “그럴 경우 지씨셀이 각 사업장의 영업소를 통해 응급으로 채취 키트를 가져다 드린다”고 말했다.

지씨셀 셀 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제대혈은행에는 약 4만 건의 제대혈이 보관되고 있다./염현아 기자
지씨셀 셀 센터의 제대혈은행에 비치돼 있는 제대혈 채취백 모형./염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