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앤드류 헉슬리(Andrew Huxley) 전무는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 임상시험에 적합한 사람을 더 많이 참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30일 밝혔다.
일라이 릴리는 당뇨·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썬라 등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미국 증시에서 29일 기준 시가총액 11위 기업이다.
헉슬리 전무는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4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국제 콘퍼런스’에 기조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헉슬리 전무는 일라이 릴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임상시험 운영책임자이다.
일라이 릴리는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원활한 임상시험’을 꼽았다. 임상시험은 의약품 허가에 가장 중요한 근거로, 잘못 설계되거나 연기되면 회사는 큰 경제적 피해를 본다. 헉슬리 전무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제품명 키썬라)을 개발하면서 환자 3500명을 모집하기 위해 환자 8만명을 검토했다. 이런 임상시험의 경쟁력이 신약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그는 “임상시험은 일라이 릴리와 같은 회사가 혁신적인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더 나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의 속도를 높이고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헉슬리 전무는 맞는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 ‘디지털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가 신약을 개발하면서 임상시험을 할 때 적격 환자 등록 비율은 5%에 그친다. 환자는 임상시험 정보를, 연구자는 환자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국가에 따라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방법이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
헉슬리 전무는 “임상시험이 전 세계에서 실제 인구를 대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구집단을 포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최신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환자를 모집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디지털 동의서를 도입해 환자들이 효율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헉슬리 전무는 “AI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인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최적의 환자를 모집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며 “일라이 릴리는 디지털 기술에 중점을 두고 AI와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임상시험 전반을 자동화하고 있다”고 했다.
일라이 릴리는 환자와 연구자가 함께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헉슬리 전무는 “한국과 같은 아시아에서는 미국과 다른 요구 사항이 있기 때문에, 현지 환자와 연구자들에게 적합한 임상시험을 사전에 설계해 원활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많은 환자가 임상시험에 접근하고, 연구 속도를 높이며 비용을 절감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