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피알리 무헤르지 모더나 아시아퍼시픽 의학부 총괄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모더나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상용화에 처음 성공하며 급성장한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과제)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피알리 무헤르지 모더나 아시아퍼시픽 의학부 총괄 부사장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모더나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연구 자산이 43개”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엄청난 규모”라며 “모더나는 향후 10년 내 10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무헤르지 부사장에 따르면 모더나는 현재 긍정적인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얻은 5개 호흡기 백신 후보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3개에 대해 올해 안으로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이밖에 2027년까지 암과 희소질환, 포진바이러스 백신 등 제품 후보 5개가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특수를 누렸던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런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는 본다.

모더나는 올해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을 미국과 유럽에서 60세 이상 투여로 승인받았다. 무헤르지 부사장은 “RSV 백신은 조만간 한국에도 60세 이상 대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현재 18~59세 고위험군 성인을 대상으로 한 RSV 백신 임상 3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차세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코로나 복합 백신에 대한 허가도 올해 미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코로나 백신은 여전히 모더나의 핵심 제품이다. 무헤로지 부사장에 따르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에서 10억 도즈(dose·1도즈는 1회 접종량) 이상 공급됐다.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물질인 mRNA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이다. mRNA 백신은 기존 백신에 비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와 독감 백신 동시 접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무헤르지 부사장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동시 접종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에서 동시 접종을 하더라도 강력한 면역반응과 안전성이 확인됐다”면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그동한 접종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더나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평가한 실사용 연구에서 모더나 백신 추가 접종군은 입원을 89% 감소시켰으며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와 면역저하자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