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활막 육종 세포치료제로 승인한 ‘테셀라’ 제품 로고. /어댑티뮨 테라퓨틱스(Adaptimmune Therapeutics)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변형 세포치료제를 고형암의 일종인 활막육종 치료제로 승인했다.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유전자 변형 세포치료제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바이오 기업인 어댑티뮨 테라퓨틱스는 지난 1일(현지 시각) 활막육종 세포치료제 ‘테셀라(Tecelra)’가 FDA의 신속 심사를 거쳐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고 밝혔다.

활막육종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막인 활막과 근육을 이어주는 힘줄인 건을 둘러싸고 있는 건막, 점액 낭 등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청장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가속 승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나 중대한 질환을 앓는 환자에 뾰족한 치료 대안이 없을 때 새롭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심사 제도다.

테셀라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용체를 변형시키고 대량 증식시킨 뒤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의 ‘T세포 수용체 변환 T세포(TCR-T)’ 치료제다. TCR-T는 특정 암세포의 표면 단백질(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수용체가 발현되도록 한 T세포다. 현재 사용되는 유전자 변형 항암 면역치료 요법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CAR-T)’와 TCR-T 두 가지다. 두 T세포 치료제는 암세포에서 인식하는 항원과 그에 결합하는 T세포의 수용체가 다르다.

CAR-T 세포치료제로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예스카타 등이 상용화됐는데, 일부 유형의 혈액암에만 효과가 있고 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형암에는 효과가 없다. CAR-T는 암환자의 T 세포를 뽑아 몸 밖에서 암세포 표면 항원과 결합하는 CAR를 발현시키고, 이를 환자에게 재주입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원리다.

테셀라는 장기에 생긴 고형암에 효과가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받은 유전자 변형 T세포 치료제이자, 12년 만에 새로 시장에 나온 활막 육종 치료제이다. 노바티스의 항암제 ‘보트리엔트(성분명 파조파닙)’가 지난 2012년 5월 FDA로부터 진행성 활막육종 치료 적응증 추가를 승인받은 이후 그간 활막육종 치료제 허가 제품이 없었다.

FDA는 참여 환자 44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가속 승인을 결정했다. 가속승인을 받으면 신약 시판 후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테셀라는 항암화학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으면서 특정 항원 양성이 나타난 절제 수술 불가 성인 환자, 전이성 활막육종 성인 환자 대상으로 승인됐다.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면, 테셀라 치료를 진행한 환자군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43%, 완전 반응(CR)은 4.5%였다. ORR은 최소한의 기간 동안, 사전에 정해놓은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이고 CR은 종양 소실을 뜻한다. 참여 환자군의 평균 반응 기간은 6개월이었다.

애드리언 로클리프 어댑티뮨 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번 테셀라의 허가 획득은 지난 10년 동안 진행한 획기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막바지 개발 단계에 있는 또 다른 육종 치료제 레테셀(lete-cel) 개발에 박차를 가해 연내 FDA 허가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을 총괄한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의 샌드라 앤젤로 육종내과 박사는 “개별 환자들의 면역세포를 사용하는 테셀라가 기존 치료제보다 진행성 활막 육종을 치료하는 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