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츠하이머치료재단 제공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이 국제 학회인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에 대거 참가한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와 진단 기술을 소개하고 해외 업체와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 샤페론(378800), 뷰노(338220)가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AAIC에 참가한다. AAIC는 알츠하이머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 학회로 매년 전 세계 석학들을 비롯한 연구자·관련 제약·바이오 회사가 모여 알츠하이머병 관련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다.

동아에스티는 알츠하이머병·타우병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7503의 동물 모델 연구 데이터를 담은 ‘타우 병증 개선과 뇌척수액 내 타우 감소 효과’를 주제로 포스터를 발표한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비정성적으로 뇌세포에 쌓여 염증 세포 수치를 높이고, 뇌세포 속 타우 단백질을 과인산화해 발병된다고 알려져 있다. 동아에스티의 DA-7503은 신경독성을 나타내는 올리고머 형성을 억제해 변형 타우 단백질이 세포에 쌓이지 못하게 하는 원리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5월 DA-7503의 건강한 성인과 노인 72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을 개시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통해 DA-7503 투여 후 혈중 약물 농도가 증가할수록 뇌척수액 내 타우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해 DA-7503의 타우 제거 효과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치매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매치료제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샤페론(378800)도 자체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누세린(NuCerin)’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 국내 임상 1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누세린은 중추 신경계에 발현되는 염증 단백질 복합체인 NLRP3을 차단해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가 염증성 사이토카인(IL-1β, IL-18, IL-6, TNF-α 등) 생성을 유발하지 못하게 억제한다. 이를 통해 신경세포 사멸을 막아 인지 능력을 보전하는 원리다.

샤페론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생쥐에 누세린을 경구 투여해 인지기능이 탁월하게 개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혈액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를 활용한 새로운 치매 동반 진단 기술에 기반한 치료 효능 평가 기술도 공개한다. 샤페론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긴밀히 네트워킹해 차세대 치매 치료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동 연구, 기술이전 등 구체적인 성과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는 이번 행사 참가를 시작으로 AI 기반 의료기기인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미국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뷰노는 이번 행사 연구 세션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3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작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뇌 영역을 100여 개 이상으로 분할하고 각 영역의 위축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1분 내 제공한다. 이 정보는 의료진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주요 퇴행성 뇌 질환으로부터 비롯되는 치매를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가려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치매 조기 진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뷰노메드 딥브레인을 세계 최대 의료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AAIC 현장에서 핵심 오피니언 리더들과 최대한 많이 접점을 확보하고 영업망을 구축해 점진적인 미국 매출 확대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