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이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 신약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르면 오는 8월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이 신청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승인할 전망이다. 리브리반트는 J&J가 독자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이다. 이번에 렉라자와 함께 쓰는 것으로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렉라자의 글로벌 신약 허가는 가시화되고 있다. FDA는 지난 2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한 우선심사 신청을 받아들였다. J&J는 연내 미국 시장에 렉라자를 출시할 계획이다. J&J의 호아킨 두아토 CEO(최고경영자)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연간 판매 목표치를 50억달러(약 6조 6050억원)으로 설정했다.
렉라자는 1~2세대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 치료제가 듣지 않는 내성 환자를 위해 만든 3세대 표적 치료제다. 지난 2021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그해 7월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됐다. 이후 1차 치료제로도 허가를 확대하면서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 본격적으로 쓰이고 있다. 렉라자는 뇌에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도 효능을 보였다.
렉라자를 이을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들도 글로벌 신약이 되기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인 YH35324가 대표적이다. 이 후보물질을 개발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작년 10월 일본 제약사에 약 3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YH35324는 항면역글로불린 신약이다. 알레르기를 유발 물질에 반응하는 항체인 면역글로불린E(IgE)의 양을 줄여서, 가려움·콧물·재채기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같은 방식의 블록버스터 알레르기 치료제인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와 비교해 효과는 강하고 지속 시간은 더 긴 것을 전임상을 통해 확인했다. 이 약은 현재 임상 1b상 중이다.
이밖에 인간상피성장인자수용체2(HER2) 기반 면역항암제 YH32367는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 중이다. 주요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바이오마커(생체 지표)인 HER2를 겨냥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물질 YH14618은 임상 3상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제 YH12852도 본격적인 미국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역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제2, 제3의 렉라자 출시로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연구개발) 총괄 사장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