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치료제에서 '꿈의 비만약'으로 진화한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을 줄이는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심부전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알려졌는데, 이 효과는 남녀 모두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픽사베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에서 '꿈의 비만약'으로 진화한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을 줄이는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심장 기능 이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알려졌는데, 이는 남녀가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심장연구소와 캐나다 토론토대 등 공동 연구진은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앓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3일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서 개발한 비만약 '위고비'의 주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체내의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을 모방해 혈당 수치를 낮추고 식욕을 줄여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원래 주로 성인이 걸리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 감량 효과를 인정받아 비만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심부전은 심장에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생겨 온몸에 필요한 만큼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그중 심부전 환자의 40%가 앓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좌심실이 수축하는 기능이 떨어져 생긴다. 이 기능을 측정하는 지표인 '좌심실 박출률'이 정상 수치인 55~60%에 이르지 못한다.

연구진은 좌심실 박출률이 약 45%이고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으로 비만인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 1145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를 비교했다. BMI는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연구진은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를 2.4㎎, 다른 쪽은 위약을 52주 간 투여했다.

임상시험 결과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을 줄이는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여성은 체중이 평균 9.6% 줄었고 남성은 7.2% 줄었다. 또한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참가자들은 모두 심장의 수축·이완 기능이 향상됐다. 다만 여성의 체중 감량 효과가 훨씬 컸음에도 심부전 개선 효과는 남녀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하일 코시보로드(Mikhail Kosiborod) 세인트루크 중미심장연구소 심혈관질환과 교수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는 여성이 더 비만도가 높았지만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했을 때 심부전 증상 개선 효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세마글루타이드가 심부전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체중 감량 효과와 무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물이 체중 감량과 다른 경로로 작용해 심부전 증상을 줄였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지난 4월에도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 61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한 결과, 역시 세마글루타이드가 심부전 증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체중 감량 효과와 관계 없이 심부전 개선 효과가 나타났었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어떻게 심부전 증상을 줄이는지 작용 원리를 밝히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참고 자료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2024), DOI: https://doi.org/10.1016/j.jacc.2024.0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