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로고. /회사 제공

LG화학(051910)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항암제의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LG화학은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인 ‘LB-LR1109′의 미국 임상 1상 시험에 참가자를 등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LB-LR1109은 간과 폐, 유방 같은 장기에 생긴 단단한 형태의 종양인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됐다.

LG화학은 고형암에 걸린 실험동물에서 용량 의존적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쉽게 말해 용량을 늘릴수록 종양 크기가 축소되거나 암 진행이 느려졌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면역관문은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표시를 하는 단백질이다. 면역계를 회피하는 자유 통행권과 같다. 암세포가 종종 이를 악용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관문과 결합하지 못하고 다시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도록 한다.

LB-LR1109는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 신호 분자인 LILRB1과 암세포에서 발현돼 면역세포 공격을 막는 단백질인 HLA-G의 결합을 방해한다. 이를 통해 인체 면역세포 기능을 동시다발적으로 강화한다.

LG화학은 “T세포 같은 단일 면역세포 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다른 게 LB-LR1109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항암제가 공략하는 표적 단백질인 LILRB1은 T세포뿐만 아니라 NK(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식균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 표면에서 공통으로 발현된다.

LG화학은 한국, 미국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을 모집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할 계획이다. 항암 사업 전문 조직인 아베오와의 긴밀히 협업해 후기 임상 개발과 허가 전략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전 세계 의료진과 환자, 모든 고객이 인정하고 체감하는 혁신적인 치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항암 분야에서 차별화된 치료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면역관문억제제 글로벌 시장은 2023년 60조원에서 2028년 100조원 규모로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