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31일 내년도 수가(酬價·의료서비스의 대가) 협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원의 단체가 협상장에 등장하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상호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나온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오는 31일 오후 3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재정소위) 3차 회의에 이어 오후 7시에 공단과 7개 보건의료단체 간 유형별 최종 수가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7개 단체는 각각 병원, 의원, 치과, 한의, 약국, 조산원, 보건기관을 대표하는 단체들로, 수가 협상 결과에 따라 환자가 내는 진료비도 바뀌게 된다. 수가 협상은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가입자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료 공급자 간의 갈등으로 매년 난항을 겪어 왔으나 올해는 그 간극이 더 커서 좀처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건보공단 측은 밝혔다.
지난해 협상에서는 병원 등 5개 단체와는 합의점을 찾았지만 의원급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약국을 대표하는 대한약사회와의 협상이 끝내 결렬돼 해당 건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건정심에선 건보공단이 이들 단체에 최종 제시한 인상률인 각각 1.6%, 1.7%로 최정 결정됐고, 이들을 포함한 지난해 전체 수가 인상률은 전년도와 동일한 1.98%였다.
올해의 경우 의대 증원으로 인해 정부와 대치 중인 의협이 협상 초반부터 '참여 선결 조건' 등을 내거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의협은 협상 시작 직후인 지난 16일 정부를 향해 "내년도 수가를 최소 10% 이상 올리고, 국고 20% 지원부터 확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하면서 '수가 협상 회의 실시간 생중계' 등을 참여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의협은 이번 협상의 최우선 조건으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를 제시했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현재 행위별 수가에 곱해지는 '환산지수'를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한해 더 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행위 유형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환산지수를 일괄적으로 늘려왔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시도했지만, 의협의 강한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의협은 현재 수가는 어느 과를 막론하고 굉장히 박하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과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보상 불균형 해소를 위해 차등 적용을 추진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추가 소요 재정(밴드) 규모와 구체적인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계획은 31일 재정소위 3차 회의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