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마 파트너스의 피터 노이벡 파트너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4의 ‘비만 치료제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전략’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병훈 기자

세계적인 바이오 벤처 캐피털(VC)인 쿠르마 파트너스 SA가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비상장 바이오기업들에 최대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한 쿠르마 파트너스가 GLP-1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GLP-1 관련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 업체들도 기대감을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쿠르마 파트너스의 피터 노이벡 파트너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4의 ‘비만 치료제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전략’ 세션에서 “GLP-1 시장은 굉장히 특별하다”고 밝혔다.

쿠르마 파트너스는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바이오 VC로, 유럽 최대 투자 그룹인 유라지오가 지난 2009년 프랑스에서 설립했다. 주로 비상장 기업에 투자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 왔다.

GLP-1은 당초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비만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입증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노이벡 파트너는 GLP-1 시장이 앞으로도 급격히 성장하리라 내다봤다. 노이벡 파트너는 “서구에서는 비만이 일찍이 큰 이슈였지만, 아시아에서도 비만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비만 자체뿐 아니라 비만이 유발하는 200개 이상의 관련 합병증이나 동반 질병도 계속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비만 치료제는 실패 사례가 많고 효과도 적아 제약사나 투자자에게 까다로운 시장이었지만, GLP-1이 나오면서 처음 해결책·돌파구를 찾았다”며 “이전에는 체중을 5%만 감량해도 성공적이라고 했지만, GLP-1은 15% 이상 감량 효과가 나타나는 굉장한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할 수밖에 없는 과학적 결과가 도출됐다”고 했다.

노이벡 파트너는 그러면서 “비만의 영향을 받는 질환과 유관 산업까지 성장하면서 일라이 릴리나 노보노디스크 같은 제약사들이 이제껏 보지 못한 규모로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투자마저도 시장의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만큼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보험까지 적용된다면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령 의료보험 처리가 되지 않더라도 치료제로 쓰일 수밖에 없기에 비만 치료제 시장과 투자 흐름을 변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노이벡 파트너는 GLP-1 이후의 비만 치료제 시장 전망을 묻는 말에도 “GLP-1이 당뇨뿐 아니라 다른 질환에도 효과가 입증된 만큼,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기보다는 GLP-1의 활용 방향에 대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쿠르마 파트너스의 이 같은 기대와 전망은 이들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한국 GLP-1 개발 기업들에게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세션에서는 아스트로제네카의 매튜 로 부사장도 “GLP-1이 심장이나 심장대사질환, 비만, 제2형 당뇨 등 비만을 치료하면서 전신의 질환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며 “아스트로제네카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개발해 특히 심혈관 위험군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프로젠의 김종균 대표는 GLP-1과 GLP-2를 융합시킨 이중 작용제 신약 물질 ‘PG-102′ 개발 동향을, 이부용 대웅테라퓨틱스 팀장은 30마이크로미터(μm, 백만분의 1미터) 크기의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을 이용한 GLP-1 전달 체계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