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한의원·한방 병원에서 비염이나 허리디스크로 한약을 처방받으면 비용의 30~40%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가 한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실시를 앞두고 관련 준비를 충실하게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첩약은 여러 한약재를 섞어 만든 치료용 탕약을 뜻한다.
복지부는 2020년 말부터 생리통, 뇌혈관질환 후유증(65세 이상), 안면신경마비 등의 질환에 한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해 왔다. 이 질환에 해당하는 환자가 1인당 연 1회 최대 10일까지 한약 비용의 절반만 내도록 건보 혜택을 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오는 2026년 12월까지 3년 더 연장하면서 건보 적용 대상 질환을 늘리고 본인 부담도 더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부터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알레르기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등 3개 질환이 시범사업이 추가된다.
대상 기관도 기존 한의원에서 한방병원과 한방 진료과목 운영 병원으로 늘린다. 첩약 급여 혜택 일수가 짧다는 지적에 따라 연간 2개 질환에 대해 10회씩 2차례 각 20일씩 건보 적용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환자 부담률은 현재(50%)보다 낮은 30~40%(한의원 30%, 한방병원 40%)로 더 낮춘다.
건보 적용을 받는 첩약은 시설·원료한약·조제 등 9개 관리 영역과 최대 53개 필수항목 운영 기준이 충족된 탕전실에서만 조제가 가능하다. 한약재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기준에 적합한 규격품들로 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보장된 신뢰도 높은 첩약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에게 처방·조제 명세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복약지도 및 상담 등 안내도 진행한다.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장(자생한방병원 설립자·한의사)은 “정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은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를 늘리면서도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첩약이 건강보험 제도에 편입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이번 시범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