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49) 한미약품(128940)사장은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간 통합과 관련해 “OCI의 글로벌 가치 사슬 네트워크는 한미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15일 본지 인터뷰에서 “OCI의 자산은 향후 한미가 해나갈 신약개발과 상용화 이후의 성공을 담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이번 통합으로 ’창업주가 일군 신약개발 정신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며 “한미의 R&D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고 말했다.
임 사장의 선친인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은 국내 제약 기업의 롤모델로 통한다. 임 회장은 지난 20년 넘게 신약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국산 신약 기술수출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사장은 “(아버지를 모시면서) ‘한미다운 경영 수업’을 착실히 받았다”며 “’신약을 개발하지 않는 제약기업은 죽은 회사’라는 아버지 말씀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또 “미국 머크(MSD) 등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며 “신약 개발이 빠르게 진척돼 곧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번 통합 결정이 임 사장을 중심의 후계 구도를 완전히 굳히는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 사장은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 법인의 제약·바이오사업을 책임질 대표가 된다.
그는 지난해 7월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에 오른 뒤 대대적인 R&D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제약사처럼 질환을 중심으로 조직을 세분화했고,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된 ‘한국형 비만약’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꺼낸 것도 임 사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가 OCI와 결합하면 신약개발 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반대다. 한미의 신약 개발 기조는 선대 회장님 이후에 더욱 공고해 졌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그런 우려들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한미의 R&D는 비만 대사, 표적 면역항암, 희귀질환 등 분야에서 개발이 빠르게 진척되고 있고 곧 가시적인 성과도 나올 것이다. 한미는 작년에만 해외 학회에서 40여건이 넘는 신약 과제들을 발표했다. MSD, 앱토즈 등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의 범위도 더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R&D 조직을 개편하고, 한국형 GLP-1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신약 개발에 뜻이 있었나.
“지난 20여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아버지, 임성기 선대 회장을 모시면서, ‘한미다운 경영 수업’을 받았다. 회사의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창업 회장님의 눈과 귀가 되려고 노력했다. 위기 가운데 흔들림 없이 신념과 목표를 향해 결단하는 창업 회장의 경영 철학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신약개발에 대한 회장님의 열정과 신념, 철학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면서 한미의 미래 방향성을 정립했다. 바로, 신약개발이다.”
-OCI와는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나.
“OCI가 구축한 글로벌 밸류 체인 네트워킹은 향후 한미가 해 나갈 신약개발과 상용화 이후의 성공을 담보하는 자산이 될 것이다. OCI가 가진 전문성과 큰 시장을 경험한 안목은 한미의 헬스케어 분야 전문성과 결합돼 세상에 없는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
-이번 합병에서 강조할 것이 있다면.
“한미의 DNA는 한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앞장서 걸으면서 혁신의 길을 찾는 것이다. 이번 OCI와의 통합 과정에도 한미 DNA는 그대로 이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