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인천 송도에 바이오 플랜트를 조성하기 위한 첫 삽을 뜬다. 이르면 올해 1분기에 1공장 공사에 착수해 2025년 말 준공하고 2027년 완전 가동에 들어가는 시간표다. 또 2공장과 3공장도 잇따라 착공해 2034년까지 전체 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내놨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장은 9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아시아태평앙(APAC) 트랙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구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이원직 사장은 “올해 착공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은 12만리터 생산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 시설로 설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CDMO의 선발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도 경쟁 구도인데, 글로벌 투자 행사에서 CDMO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2022년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상위 10위권 CDMO 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맺었다. 2030년까지 인천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해 총 36만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기준 생산 능력은 인천 송도에서 36만리터, 미국 시러큐스공장에서 4만리터 등 총 40만리터에 달하게 된다.
이원직 사장은 “CDMO 시장의 수요와 공급 역량 격차를 해소하고, 유연하고 정교한 의약품 생산 시설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Design)’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바이오 플랜트 설계의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 시설 안에는 1만5000리터 규모의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를 구비하고, 고역가(High-Titer) 의약품 생산 수요를 뒷받침할 3000리터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를 설계하는 시스템(TiterFlex Quad™Bioreactor System)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소규모 바이오리액터로 고역가 의약품을 생산함과 동시에 가격 효율성 또한 높이고자 하는 잠재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태양광 패널 설치,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 구축, 수자원 재사용 시스템 구축 등을 설계에 반영해, 올해까지 ‘PSCI(Pharmaceutical Supply Chain Initiative)’에 가입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ESG 경영을 실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숙련된 품질관리 인력이 설계한 최고의 품질 시스템’을 내세워 고객사를 유치하겠다는 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라며 “GMP 전문인력의 플랜트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성 높은 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송도 바이오 플랜트에 최고의 품질 정책과 시스템을 세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시러큐스 사이트에도 동시 적용해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고품질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도 바이오 플랜트 단지에는 바이오 벤처 회사들을 위한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도 조성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들과 상생 협력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공동 실험실과 연구 장비를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글로벌 장비 제조사의 장비 관련 기술, 엑셀러레이터 업체와 협력해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파일링·사업화, 기술이전 전략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투자사 연계·법무·특허 관련 컨설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플랜트는 생산시설을 넘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 솔루션의 가치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