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PSY)를 모델로 앞세운 동화약품 감기약 '판콜' 광고. /유튜브 캡처

동화약품(000020) 판콜이 올해 3분기 처음으로 국내 1위 마시는 감기약 일반의약품이 됐다. 마시는 일반 종합감기약 시장은 동아제약의 판피린과 판콜이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해 왔는데, 판콜이 판피린을 매출로 제친 것은 62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이큐비아(IQVIA)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년간 감기약 매출에서 동화약품 감기약 ‘판콜에스’ 매출이 360억원, 약 1829만유닛을 기록하며 약국 판매 감기약 시장에서 처음 1위에 올라섰다. 같은 기간, 동아제약 ‘판피린’의 매출은 310억원, 약 1328만유닛을 기록했다. 그 뒤는 대원제약 ‘콜대원’이 차지했다.

판피린과 판콜은 1960년대 첫 출시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감기약이다. 판피린은 1961년, 판콜은 1968년 출시했는데, 현재의 병에 담긴 액상 형태로는 1977년부터 나왔다. 지난해 국내 일반 감기약 시장 매출 규모 137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800억원가량을 이 두 약이 차지했다. 감기약 시장 터줏대감인 ‘판피린’은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광고문구가 일찍이 히트하면서 오랫동안 1위를 지켜왔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시장 지위가 달라진 것이다.

의약품 시장에서 수십 년 지켜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두 제품 성분이나 유통망도 바뀌지도 않았던 만큼, 업계에선 이런 순위 변동이 ‘동화약품 마케팅의 승리’라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동화제약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고 봤다.

동화약품은 올해부터 ‘판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가수 싸이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면, 동아제약은 ‘판피린’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고수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마케팅 교수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소비자의 감기약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는 곧 시장에서 소비자 대상 마케팅 민감도가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A 약국 관계자는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특정 브랜드나 선호하는 제품을 골라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판콜과 판피린의 최근 1년 누적 매출은 5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은데, 감기약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진 시장 환경에서는 기존 전통적인 이미지를 고수하기보다는 새로운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마케팅 전략이 잘 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 혜리를 모델로 앞세운 종합감기약 '판피린Q' 광고. /동아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