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빈소. /허지윤 기자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한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영정을 마주한 이들은 “국내 제약 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쓴 대선배가 가셨다”며 애도를 표했다. 추모객들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철학 하에 제약 산업 발전에 힘을 쏟은 고인을 기렸다.

지난 3일 별세한 강신호 명예회장 빈소 내 벽에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비롯해 정·재계와 종교계 등 각계각층이 보내온 화환에서 떼어 낸 띠들이 가득했다.

강 명예회장은 1927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50년대 독일 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1959년 독일 유학을 마친 후 선친인 강중희 회장이 창업한 동아제약에 입사해 2016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60여 년 동안 우수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써왔다.

상주인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이날 빈소를 찾은 조문객과 묵례를 나눴다. 강정석 전 회장은 이사회 절차를 거쳐 그룹 지속가능협의회 위원장(CSO)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일찍이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고인이 생전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한 안팎의 인재 육성을 강조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제약 공채 1기 출신이라고 밝힌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동아제약 창업자이신 고 강중희 회장님을 덕망을 이어 강신호 회장님의 지혜로 역량있는 사원을 모집 교육 훈련시켜 기업 규모를 확장시켰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은 “강신호 회장님은 우리나라 약업 발전을 이끈 제약산업계 대선배”이라며 “특히 오랫동안 약사와 연구자들의 학술 연마와 자질 향상을 위한 후원과 지원을 해주셨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밝혔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카스의 아버지'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의 빈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뉴스1

고 강신호 명예회장은 제품에 대한 열정과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방법은 없는지 끊임없이 연구하는 경영자로 유명했다. 특히 동아제약의 ‘간판 상품’인 ‘박카스’와 동아오츠카의 대표 상품 ‘오란씨’를 블록버스터로 육성하고, 국내 첫 발기부전 치료 신약 ‘자이데나’를 개발해 성공시켰다.

고인은 지난 1975년 국내 주요 제약기업 오너 경영인 8명이 ‘여덟 사람이 함께 나아가자’는 뜻을 담아 제약산업 발전을 끌어가고자 발족한 모임 팔진회 구성원 중 한명이었다. 고인과 함께 김승호 보령 회장,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유영식 옛 동신제약 회장,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과 고(故)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 허억 삼아제약 회장이 결성했다. 팔진회 결성 당시 이들은 30대와 40대 젊은 리더들이었다. 약업계 원로 모임 팔진회는 지난 1월 48년 동안 이어져 온 모임을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회비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기탁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강신호 명예회장은 약업계에서 중심이 되신 분으로, 강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할 때 내가 대한상의장을 했고, 개인적으로는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고인과의 깊은 인연이 있었다”고 말했다.

원희목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1979년 동아제약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서 “강신호 회장은 나의 멘토이자 제약업계 발전을 이끈 인물”이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원희목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윤선근 일성신약 대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 정·재계, 제약사 및 관련 단체장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 명예회장은 전날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6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