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메가플랜트를 연내 착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이달 중 체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토지매매계약도 다음 달로 미뤄지는 모양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인천시, 인천경제청의 ‘송도 11-1′구역에 대한 토지매매계약이 내달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경제청에 제출한 사업 계획서가 경관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늦어도 이달 중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추석 연휴 직전까지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 모양새다.

토지매매계약이 늦어진 데 따라 연내 착공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인천경제청에 송도 11-1구역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연내 착공 목표를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설계, 건설, 착공 준비가 계획한 것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공장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토지매매계약 전 토지 공급과 시설관리에 대한 주요 사항 등 막바지 세부사항 조율이 늦어진 게 표면적 이유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대표이사 출장 일정 등이 당초 계획한 것보다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연내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자금 상황도 녹록지 않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앞서 세계 10위권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송도 메가플랜트 사업과 미국 시라큐스 공장 증설에는 최소 4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초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송도 메가플랜트에 1조2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2034년까지 3개의 공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지난해 말 약 2106억원을 들여 3만5000ℓ 규모의 시라큐스 공장을 인수했고, 7000만달러(943억원)를 투자해 설비 확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매출은 83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5월 BMS에서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의 CDMO 사업에서 나온 매출이다. 회사는 계속된 적자에 연내 예정한 유상 증자에 이어 내년에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권 대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2124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4,6,8,12월 순차적으로 유상 증자를 진행하고, 최대주주인 롯데지주가 1699억8800만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12월에만 1000억 원(157만7000주) 규모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예정한 유상증자 외에 공장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한 추가 증자, 은행 차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고객사인 미국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 CMO 계약을 맡기면서 자금난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BMS는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뉴욕 시라큐스 공장에 면역항암제 CMO를 맡겼다. 앞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CMO 추가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매출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