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이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필립스코리아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한국인의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잇몸병이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치매와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전신질환의 원인이 되는 잇몸병을 예방하려면 양치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아가 아닌 잇몸 중심의 ‘양치법’을 익히고, 나아가 기존의 ‘333법칙(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을 식후 1분 이내, 2분 이상, 하루 3번 이상 양치하는 ‘1-2-3’습관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필립스코리아와 대한구강보건협회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구강건강 및 양치습관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코로나19 이후 양치습관 개선 및 구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구강관리를 더 꼼꼼하게 한다는 응답자는 39.1%였고, 가정 내에서의 양치 및 구강관리 빈도가 늘었다는 응답자는 36.4%였다.

하지만 잇몸병이 전신 질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2.5%가 ‘몰랐다’라고 답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74.7%) 대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어 응답자의 65.9%가 잇몸병 예방에 있어 올바른 양치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잇몸병 예방의 핵심인 ‘잇몸 세정’에 신경 쓴다는 응답자는 37.4%에 그쳤다.

필립스코리아 퍼스널헬스 사업부 이선영 대표는 “잇몸병은 전신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다”라며 “의료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보다는 예방으로 전환되는 만큼 잇몸병과 양치법에 대해서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신한대학교 석좌교수)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국민이 치아 세정 중심의 양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제는 잇몸을 닦아야 치아가 닦인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치아에서 잇몸까지 관리하는 ‘표준잇몸양치법’과 ‘0-1-2-3′ 양치습관을 제안했다.

표준잇몸양치법은 칫솔모를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위치시키고 제자리에서 5~10회 미세한 진동을 준 뒤 손목을 사용, 잇몸에서 치아방향으로 회전시켜 쓸어내듯이 양치하는 방법이다. 0-1-2-3 양치 습관은 잇몸 자극 없이(0) 식후 1분 이내, 2분 이상, 하루 3번 이상 양치하는 습관이다.

박 회장은 “올바른 칫솔질 방법 장착되면 전신질환 일으킬 수 있는 잇몸 속 염증 산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기존의 3.3.3법칙 외에 다른 칫솔질 방법을 고민할 것을 요청해 왔으며, 이런 요청에 따라 구강보건의날 행사를 기점으로 0-1-2-3 운동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코리아와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양치질 인식 개선을 위해 실태조사, 보건교육, 관련 작품 공모, 양치교실로 구성된 캠페인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