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은 "위탁생산(CMO) 사업은 이제 대용량 시설이 한계가 있다"며 "생산능력을 너무 키우는 건 잉여 시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이런 발언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확대를 위해 규모를 키우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은 일부 주주가 주가 하락을 이유로 장남인 서진석 의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을 두고 "큰 애가 많이 성장했다"며 두둔했다.
서 회장은 29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글로벌에서 CMO를 가장 먼저 시작한 회사가 론자이고, 그다음이 셀트리온"이라며 "우려스러운 점은 CMO 분야가 규모를 키우고 있는데 잉여시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자사 제품 생산을 위해 CMO를 일부만 하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CMO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제품을 우리가 직접 생산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실제 셀트리온의 전체 생산에서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85%, 나머지 15%는 론자에 의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의 이날 발언은 지속해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총 1조9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기준 18만L 규모의 생산 규모를 갖춘 제5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24만L 생산능력을 갖춘 4공장에 더해 총 78만4000L 생산능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제5공장이 들어설 제2바이오캠퍼스 내 6·7·8공장도 건립할 계획인 만큼 생산능력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서 회장은 "공급 안정성 문제로 완제 생산 외주 비율을 50%로 낮추기 위해 내부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현 CMO 시장과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완제 생산은 30%가 내부에서 나머지 70%는 외부 계약으로 진행 중이다.
서 회장은 장남 서진석 이사회 의장에 대해서는 "큰애가 많이 성장했다"며 두둔했다. 서진석 의장은 지난 2021년 3월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회사 주요 현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앞서 전날인 28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을 이유로 서 의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서진석 의장이 주로 하는 것은 신규 제품,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비롯한 해외와 국내 투자를 나와 함께 보고 있다"라며 "회장 티가 나려고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큰애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부모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객관적 평가"라며 "그동안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밝힌 대로 인수·합병(M&A)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추진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M&A 기업이) 10개정도로 압축될 것이며 자금 집행은 3분기 말이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재원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 채권, 보유한 개인 주식을 활용해 스와핑 방식으로 총 4조~5조원 재원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투자자들이 함께 하면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3사 합병에 대해서도 "합병 준비는 모두 끝났다"며 "금융시장 안정화를 보며 4개월 이내 합병에 대한 마무리도 신속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