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784. /뉴스1

네이버가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기 위해 개원한 사내 병원을 통해 검증한 기술이 처음 공개된다. 첫 상용화할 기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사의 진찰 내용을 자동으로 전자의무기록(EMR)에 저장하는 것이다.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의료혁신센터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코리아 2023에서 기자와 만나 “3월 말 ‘스마트 서베이’를 병원 2곳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회사(네이버)에서 작업은 마무리했고, 병원 쪽에서 조율할 게 남아 있어 대기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스마트 서베이는 네이버가 회사 사내 부속병원을 통해 고도화 중인 의료서비스 중 하나다. 앞서 지난해 네이버는 신사옥 1784를 열며 사내에 병원을 마련했다. 300평 규모로 직원을 대상으로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건강검진 상담, 내과 진료 등을 지원한다. 표면적으로 회사는 임직원 건강관리를 위해 설립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디지털 헬스케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네이버는 사내병원에서 스마트 서베이와 함께 보이스 EMR, 페이션트 서머리(Patient Summary) 등 회사 AI 기술을 의료 분야에 특화하는 연구개발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사내병원을 넘어 처음 외부로 나오는 스마트 서베이는 환자가 진료를 보기 전 신체 증상, 정신건강 상태 등을 설문조사 형태로 제공하면 AI가 의심 질환과 해당 진료과 정보를 제공해주는 식이다. 의료진은 AI가 문진·예진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진료에 집중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병원 내원 시 대기 시간과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며 “AI를 통해 이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시도가 기술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스마트 서베이를 시작으로, 사내병원에서 검증을 마친 다른 기술들도 외부 상용화를 꾀할 계획이다. 차동철 센터장은 “보이스 EMR도 2~3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EMR은 음성 인식으로 환자 상태와 진료 소견, 처치, 결과 등을 작성해주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