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라이 릴리가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하는 인슐린 가격 70% 인하로 1바이알(유리병)당 150달러에 달하는 리베이트 비용 지급을 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이유로 사노피, 노보 노디스크 등 다른 인슐린 판매 제약사들 역시 가격 인하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현지 시각) 미국 의료 전문지 스탯(STAT)에 따르면 릴리는 최근 인슐린 가격 인하 발표로 현지 의료보험 중 하나인 메디케이드(Medicaid)에 1병당 15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리베이트를 내지 않게 됐다.
앞서 릴리는 지난 1일 인슐린 제품 휴마로그와 휴물린 가격을 오는 4분기부터 70%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네릭(복제약) 제품인 리스프로는 1병당 82달러에서 5월 1일부터 25달러로 내려간다. 이는 판매 중인 인슐린 제품을 통틀어 최저가로, 휴마로그의 1999년 가격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션 딕슨(Sean Dickson) 미국 서부건강정책센터 건강정책 책임자는 "릴리의 가격 인하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실제로는 앞서 지난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구조 계획법(American Rescue Plan Act)이 인슐린 가격 인하를 부추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의료보험은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메디케어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 운영하는 메디케이드 등으로 구성된다. 각각 65세 이상 영주권자와 시민권자, 65세 미만 저소득층 영주권자와 시민권자가 가입 대상이다.
STAT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제약사가 인플레이션보다 약값이 빠르게 올릴 경우 비용을 상환하도록 구성했다. 인슐린의 경우 가파른 가격 상승에 따라 상환 비용이 실제 약 가격보다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메디케이드 가입자의 경우 비싼 인슐린 가격과 달리, 실제 본인 부담 비용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구조 계획법에 따라 내년부터 리베이트 한도가 사라진다. 릴리가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을 경우 1병당 150달러를 메디케이드에 지불해야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에드윈 박(Edwin Park) 조지타운대 공공정책대학원 연구교수는 "(인슐린 가격의)극적인 감소는 2024년 리베이트 한도 해제로 인해 메디케이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주정부가 비용에서 추가 리베이트 협상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딕슨 건강정책 책임자는 "사노피와 노보 노디스크와 같은 인슐린 공급 업체들 역시 릴리와 같은 이유로 가격 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