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SK바이오사이언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르면 이달 말 유행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 표준 균주를 발표한다. 국내외 제약사는 통상 이를 토대로 독감 백신 생산에 나서는데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잠시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GC녹십자가 국내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WHO는 이달 중 각국 제약사들에 올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독감 표준 균주를 공개한다.

WHO는 세계 국립인플루엔자센터로부터 유행하는 바이러스를 수집·분석해 매년 유행 가능성이 높은 독감 바이러스 표준 균주를 2차례 발표한다. 해마다 유행 바이러스가 바뀔 수 있는 만큼 WHO 균주 발표는 제약사 독감 백신 생산을 위한 '첫 단추'에 해당한다.

의료진이 한 시민에게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 수에 따라 크게 3가와 4가 백신으로 구성한다. 숫자는 바이러스 대응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숫자가 클수록 대응할 수 있는 바이러스도 많다는 의미다. 독감 바이러스는 A·B·C형으로 나뉜다. 사람은 A형과 B형에 감염될 수 있다. WHO는 기존 3가 백신을 접종하고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늘면서 A형 2종과 B형 2종에 대응할 수 있는 4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독감 백신 시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GC녹십자(006280)를 주축으로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007570), 한국백신 등이 나눠갖고 있다.

올해 시장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예정이다.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생산 집중을 위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복귀를 예고하면서다.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생산 실적 약 1647억원을 기록해 GC녹십자(1399억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가 빠진 국내 독감 백신 시장에서 나머지 제약사들은 반사 효과를 누렸었다.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021년 총 6종에 달하는 독감 백신 생산실적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도 전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역시 성장세를 지속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GC녹십자의 화순 백신공장에서 유정란에 독감 바이러스를 자동으로 주입하는 모습. /GC녹십자

국내 백신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독감 백신 시장에 재합류하면서 기존 업체들의 생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생산 능력을 확대한 기업도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 공장 가동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5월부터 독감 백신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백신은 기존 유정란에서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의 독감 백신과 비교해 생산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할 수 있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수월하다.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은 연간 기준 5억도즈에 달한다.

GC녹십자도 3가와 4가 독감 백신을 앞세워 올해 백신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와 유니세프의 최대 계절독감백신 공급 제조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WHO로부터 충북 오창에 위치한 통합완제관(W&FF)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으면서 국제기구 조달 의약품 생산량을 더욱 확대했다. 생산능력은 연간 3억도즈다. 이는 GC녹십자의 독감 백신 누적 생산량(3억도즈)과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