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제공

광양⋅순천⋅화순 등 섬진강 유역 주민들의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덜 삶은 민물고기, 골뱅이 등을 먹어서 감염되는 간흡충(간디스토마), 장흡충(요꼬가와 흡충)에 감염된 비율이 높았는데, 광양시의 감염 양성률은 12.9%에 달했다. 광양시 주민 10명 중 1명 이상이 장내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장내기생충 발생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병청은 지자체 보건소와 함께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금강 등 장내기생충 질환 유행지역 36개 시·군 주민 2만 8918명을 대상으로 간흡충 등 11종의 장내기생충을 집중 검사했다.

그 결과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작년대비 0.1% 늘어난 5.3%로 조사됐으며, 간흡충, 장흡충, 회충, 편충, 폐흡충 등 총 6종의 기생충이 검출됐다. 기생충 별로 간흡충 3.3%, 장흡충 1.6%, 편충 0.3% 순으로 나타났으며, 토양 매개 기생충인 회충은 검출되지 않았다.

시·군별로는 광양시의 양성률이 12.9%로 가장 높았고, 안동시(10.1%), 순천시(9.8%), 하동군(8.7%) 순으로 나타났다. 광양시를 비롯해 섬진강 유역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6.8%로 나타났다. 기생충별로는 장흡충과 간흡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간흡충은 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장흡충은 골뱅이 등을 덜 익혀 먹었을 때 주로 감염된다.

광양시의 기생충 감염률은 지난 2019년 4.3%에서 2021년 7.3%에 이어 올해 10%를 넘어섰다. 순천시(9.8%), 화순군(8.4%)의 감염률도 작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경상북도의 감염률은 6.2%로 작년대비 줄었다.

질병관리청 제공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남성(7.6%)이 여성(3.7%)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연령별로는 남성 50대(9.6%)의 감염률이 가장 높았고, 여성은 60대(4.9%) 감염률이 높았다.

간흡충에 감염되면 담도·담낭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다만 간흡충 감염률은 2011년 11.1%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간흡충 감염강도(EPG)는 평균 145.9개로 지난해 평균 161.5개와 비교해 줄었다. EPG는 감염량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대변검체 1g에 포함된 충란수를 뜻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간흡충 위험지역을 분석한 결과 40곳의 읍면동에서 새로 검출됐다”라며 “이들 지역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하고, 식습관 인식 개선 등의 적극적 퇴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읍·면·동 단위로 세밀하게 조사를 실시하겠다”라며 “전수조사에 준하는 집중사업을 수행하는 등 효과적인 검사 및 감시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