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한미약품그룹 후계 구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조직 개편과 함께 이뤄진 임원인사에서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녀 임주현 사장의 업무가 대폭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한미약품은 9일 2023년 임원 인사를 내면서 조직개편을 큰 폭으로 단행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조직이 국내사업본부, 신제품개발본부, 글로벌사업본부, 제조본부, 경영관리본부 등 5개 본부와 연구개발(R&D)센터, 팔탄·평택사업장으로 개편됐다.

이날 공개된 임원 인사에서는 임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48)의 새로운 역할이 눈길을 끌었다. 임 사장은 글로벌전략·인적자원개발(HRD)을 총괄했는데 이번 인사에서 글로벌사업본부와 연구개발(R&D)센터, 경영관리본부, 커뮤니케이션팀 등 핵심 조직을 이끌게 됐다. 사실상 조직 개편된 핵심 조직 대부분이 임 사장 아래로 들어간 셈이다.

임 사장은 지난 3월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 이사로도 선임되며 핵심 신약 글로벌 상용화 전략 수립 전면에 나섰다. 지난 9월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 중 FDA 신약 승인을 받은 건 처음이다.

기존 경영관리부문을 총괄했던 우종수 사장은 국내사업본부와 제조본부, 신제품개발본부를 맡을 예정이다.

장남인 임종윤 사장(50)의 경우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성기 회장 생전에는 임종윤 사장이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올해 3월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직으로 물러나고, 송영숙 회장이 단독 대표 체제가 되면서 후계 구도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45)은 헬스케어사업부문을 맡아 한미정밀화학 사업을 관장한다. 앞서 지난 11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헬스케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며 임종훈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사장으로 임명한 만큼 예고된 결과란 평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창업 50주년을 맞아 창업회장의 도전과 혁신 정신을 이어받아 과감한 인적 쇄신과 발탁으로 조직을 혁신하고 새로운 50년, 글로벌 한미로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센터소장을 맡던 서귀현 부사장은 이번 인사로 R&D(연구개발) 센터를 이끌 예정이다. 팔탄공단공장장을 맡았던 박재현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으로 그는 팔탄·세파공단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