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빅데이터 기업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주력 기술인 '액체생체검사(액체생검)'를 앞세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미국은 오는 2024년부터 4년 동안 2만명 이상의 혈액 검사로 암을 조기 발견하는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25년간 현지 암 사망자 수 절반 감축을 목표로 한 이른바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의 일환이다.
15일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오는 2024년부터 4년 동안 참가자 2만4000명을 모집해 참가자를 대상으로 혈액 검사 방식의 암 조기 발견 효과를 확인한다.
혈액을 이용한 암 진단은 액체생검을 활용한다. 이는 혈액, 타액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을 분석해 암과 같은 질병의 진행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환자로부터 간단하게 체액을 채취해 암 발생이나 전이 여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피부를 관통하거나, 신체에 어떤 구멍도 내지 않는 비침습성 기술이라, 환자로서도 검사 부담이 덜하다. 이론대로 라면 피 한 방울로 암을 발견할 수 있는 셈이다.
세계 여러 기업이 혈액 검사를 통한 암 조기 진단에 나섰지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어선 기업은 없다.
EDGC는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담은 액체생검 '온코캐치'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온코캐치는 유전자 검사인 '유후(YouWho)'와 '비침습산전진단'을 거쳐 개발된 액체생검 3세대 혁신기술로 꼽힌다. 생명과학지 '지놈웹'은 암 조기진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DGC에 따르면 온코캐치는 혈액에 존재하는 세포유리DNA(cfDNA) 중 극미량으로, 암세포 유래 순환종양 DNA(ctDNA)를 검출할 수 있다. 암 발생과 관련된 후생유전학적 변화인 메틸레이션(Methylation) 패턴 측정이 가능하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극초기에 암 진단이 가능하다.
실제 EDGC의 액체생검 온코캐치-E는 혈액 내 세포유리DNA를 통한 대장암과 폐암의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특이도(specificity) 99% 기준 대장암 1기와 폐암 1기의 민감도(sensitivity)는 각각 76.5%, 48.5%의 결과로 조기암 진단에 적합했다. 암의 유래를 찾는 조직기원법(TOO)에서도 대장암과 폐암 각각 94.4%, 89.9%의 높은 민감도로 암종 구분이 가능했다.
EDGC는 지난 10월 미국 유전학회(ASHG)에서 온코캐치-E의 폐세척액(BAL)을 통한 연구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암으로 진단된 폐와 양성질환으로 확인된 폐의 폐세척액 간의 분류 성능 정확도(AUC)가 0.95로 높게 나타나 비침습 방법을 이용한 폐암의 확진 및 진단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관련 특허도 신청했다. 진단 정확도는 1에 가까울수록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DGC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제한효소법을 활용해 DNA 메틸레이션을 분석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 관련 기술로 국내 특허등록도 마친 상태"라며 "온코캐치 제한효소법은 암 DNA의 특징인 메틸화를 특수한 효소를 활용해 측정하는 것으로, 암 DNA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마커를 분석해 초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온코캐치는 현재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주요 대형 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이며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연내 대장암 조기 진단 임상실험 완료를 목표로 주요 10대 암에 대한 순차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EDGC는 액체생검 기술과 해외 유전체 시장 전문가를 앞세운 시너지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 EDGC 창업자인 이민섭 대표를 재선임하는 한편, 해외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샘 마틴(Sam Martin)을 영입했다.
이민섭 EDGC 대표이사는 EDGC의 창업자이자 미국 유전체 회사 다이애그노믹스의 회장을 역임 중이다. 그는 경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 생물학·미생물학과에서 석사, 미국 씨티오브홉 국립 메디컬센터에서 생명과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의대 유전체학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미국의 유전체회사인 제네상스제약, 시쿼놈에서 근무하며 신약개발 및 임상실험을 주도하기도 했다. EDGC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다이애그노믹스와 업무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며, 이 회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EDGC의 해외 영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9월 합류한 샘 마틴 해외사업 총괄 부사장도 EDGC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탠다. 그는 미국에서 유전학·유전 상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및 디자인 석사를 전공한 아메리칸 협회 인증 유전상담사다. 개인 유전체 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최고의 유전학 회사 인바이테(Invitae)와 앰브리 제네틱스(Ambry Genetics)에도 몸담았다. 뉴욕시의 베쓰 이스라엘 병원(Beth Israel Hospital)에서 8년 동안 일하면서 유전 상담으로 임상 경험이 있는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EDGC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침체기로 인한 성장 둔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