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미니 인공장기)는 임상실험 전에 약물 효능을 미리 검증하거나 인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향후 새로운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국내 제약사들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만든 장기유사체로 ‘미니 장기’, ‘유사 장기’로 불린다.
유 대표는 이날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코로나19 사태 때 빠르게 백신을 내놓은 모더나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벤치마킹할 모델이라고 꼽았다. 유 대표는 “모더나의 연매출은 코로나19 이전 600억원 수준에서 현재 14조원으로 껑충 뛰었다”며 “오랫동안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개발하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아 백신 개발에 나서며 팬데믹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대형제약사로 성장하려면 모더나 사례와 유사한 돌파구가 있어야 하고, 여기에 오가노이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신약 개발에서 임상 진입 전에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효를 미리 평가할 수 있고, 특히 일반적인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 인체실험 단계에서 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시도할 수 있다”며 “환자의 종양 조직으로 종양 오가노이드를 만들고 환자 혈액에서 면역 세포를 얻어 배양하면 다양한 신약을 시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감염병 팬데믹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효율성을 강조하고 동물 실험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2030년쯤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동물실험한 약물은 허가를 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확보한다면 한국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신약 개발하는 과정에서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