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후광 효과를 등에 업은 서울 동북권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과 광진구 자양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과거엔 노후 저층 주거지가 밀집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지만, 최근 성수동 개발 열기와 한강변 입지, 강남 접근성 등이 부각되면서 정비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분위기다.
15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성동구는 지난달 30일 금호동 1가 129번지 일대 소규모 주택 정비 관리 계획 수립안을 공고하고,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한 공람에 착수했다. 이 일대는 모아타운 사업지로 추진되며, 대지면적 1만4282㎡ 부지에 총 518가구(임대 89가구 포함)가 공급될 예정이다. 관리계획 승인 고시가 완료되면 조합 설립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간다.
특징은 용도 지역을 상향해 사업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관리계획안에는 해당 구역의 용도 지역을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최대 용적률은 300%이며, 준주거지역은 500%까지다.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인 금호21구역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통합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이후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착공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2월에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사업이 완료되면 지하 4층~지상 20층, 총 1219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금호16구역은 현재 철거와 이주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고, 금호23구역은 공공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방향을 틀어 민간 도심복합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때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금호동 일대가 최근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성수동과 맞닿아 있는 광진구 자양동 역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핵심 사업지로 꼽히는 자양4동 A구역은 지난 1일 조합 설립 인가 요건인 주민 동의율 75%를 확보했다. 조합은 오는 7월 총회를 거쳐 연내 시공사 선정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지는 대지면적 13만9130㎡ 규모로, 개발이 완료되면 최고 49층, 2999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현지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자양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자양4동 A구역은 자양동으로 분류돼 있으나, 성수4지구와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성수 생활권에 속한 곳"이라며 "최근 전용면적 59㎡를 받을 수 있는 대지 지분 3~4평 빌라가 15억원대에 팔렸다"고 했다. 이어 "프리미엄이 10억원가량이었는데도 매매가 빠르게 이뤄졌다"고 했다.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과 7호선 자양역 사이에 위치한 자양7구역도 사업시행인가를 추진 중이다. 목표 시점은 오는 11월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최고 49층, 약 1200가구 규모의 단지가 조성된다.
이 밖에도 자양동 곳곳에선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모아타운 지정 구역만 7곳에 달하며, 대부분 관리계획 수립 단계에 있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자양동은 성수동의 인프라와 한강변 입지를 공유하면서도 아직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이다"라며 "성수동 개발 효과가 본격화할수록 자양동 역시 한강변 핵심 주거지로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