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신혼희망타운은 착공 지연과 공사 난항으로 입주 시점이 수년씩 밀리고 있고, 지방 산업단지 내 공공주택 사업은 수요 부족 우려 속에 사업 기간이 줄줄이 연장되고 있다. 공공주택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복정2지구 A-1블록 공공주택 사업 기간은 당초보다 4년 2개월 늘어난 2030년 2월까지로 변경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사업이 완료됐어야 했지만 일정이 대폭 늦춰진 것이다.
이 사업은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되며 공공분양 594가구와 행복주택 298가구 등 총 892가구 규모다. 특히 2021년 사전청약을 실시했던 곳이어서 당첨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실제 입주까지 약 9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 반대로 착공이 늦어진 데다 사업 부지 상당 부분이 암반 지대로 암(巖)을 덜어내야 하는 작업도 시간이 걸린다"며 "공급 물량과 관련해서도 인근 주민과 협의해야 할 사안도 있어 사업 기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방 공공주택 사업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인구 감소와 산업단지 활성화 부진이 겹치면서 사업 기간을 6년 이상 연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사업 기간을 늘려도 실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미 인근 공공주택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공급이 이뤄질 경우 빈집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충남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A-2블록 공공주택 사업은 당초 다음 달 준공 예정이었지만 사업 기간이 2032년 6월까지로 6년 연장됐다. 해당 사업은 공공주택 444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같은 산업단지 내 B-1블록 사업 역시 일정이 대폭 늦춰졌다. 이곳에는 공공분양 63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사업 기간은 2032년 6월까지 연장됐다.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B-3블록 공공주택 사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음 달까지 105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사업 완료 시점은 2032년 6월로 미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은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데다 산업단지 입주 기업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특히 석문국가산단은 기존 공공주택 공실률이 20%를 넘는 수준이어서 지금 착공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공사비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이란 갈등 등 대외 변수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인건비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남복정2 A-1블록은 기존 계획보다 공급 물량을 134가구 줄였음에도 총사업비는 4895억원에서 7688억원으로 2793억원 증가했다.
공공주택 건설 지연에 따른 사업비 증가는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성남복정2 A-1 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는 "사전청약 당시 예상 분양가는 5억원 수준이었는데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지금은 20% 넘게 오를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본청약 이전에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민원을 넣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토부는 사업비 증가분이 그대로 분양가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주택은 주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구조"라며 "민간주택처럼 사업비 증가분이 전부 분양가로 전가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