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에서 서울 경복궁역 일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안모(36)씨는 퇴근길마다 구파발역에서 내려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일이 잦다. 안씨는 "경복궁역에서 대화행 열차를 바로 타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구파발행 열차를 이용한 뒤, 구파발역에서 내려 다시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두 대를 더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동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고양시 덕양구 일대에서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도권 전철 3호선의 '구파발행 편중' 배차 구조가 유지되면서 출퇴근 혼잡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배차 비율을 두고 고양시와 서울교통공사 간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창릉 3기 신도시 입주까지 예정돼 있어 교통 병목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구파발 종착 열차 비율을 줄이고 대화행 운행을 확대하는 방향의 배차 조정과 추가 열차 투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서울교통공사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3호선 배차 비율을 두고 기관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고양시는 구파발역 기준으로 구파발행과 대화행 비율이 약 3대1 수준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서울교통공사는 전체 노선 기준으로는 대화행 열차가 더 많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수서역·오금역 등에서 출발하는 열차 기준 종점 비율은 대화행과 구파발행이 약 3대2 수준으로, 대화행 열차가 더 많이 운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양시 관계자는 "대화행 비율이 더 높다는 설명은 실제 운행 체감과 차이가 있다"며 "구파발역 기준으로 보면 구파발 종착 열차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차 비율은 이용객 체감이 반영되는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배차 구조는 노선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다. 3호선은 구파발~지축 구간을 서울교통공사가, 지축~대화 구간을 코레일이 각각 맡는 이원화 체계로 운영된다. 여기에 지축차량사업소가 구파발역 인근에 위치해 일부 열차가 차량 기지로 들어가기 전 구파발역까지만 운행하고 회차하는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구파발 종착 열차 비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문제는 수요 증가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기준 2026년 3월 현재 고양시 인구는 약 106만명이며, 이 가운데 덕양구 인구는 48만4000명으로 구파발역 배후인 은평구(약 45만명)를 넘어섰다. 고양시 전체 수요 역시 서울 구간과 맞먹는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다.
지축·삼송·원흥·향동 등 3호선 연선 지역에서 택지 개발과 재개발이 이어지면서 철도 이용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여기에 창릉 3기 신도시까지 더해지면 추가 수요 유입이 불가피하다. 창릉지구는 현재 본청약이 진행 중이며, 2027년 말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고양시는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에 배차 조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뚜렷한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3호선 배차 비율은 덕양구 인구가 적었던 과거와 동일하다"며 "두 기관에 지속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3호선은 코레일과의 직통 운행 체계로 운영돼 배차 조정은 양 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전체 노선 수요와 운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배차 체계로는 늘어난 대화행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배차 간격을 줄이려면 결국 열차를 더 투입해야 하는데, 그건 차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며 "결국 예산을 얼마나 투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3호선처럼 운영 주체가 나뉜 노선이라도 협의를 통해 배차를 조정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외곽 신도시는 입주 이후가 아니라 사전에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