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규모 재건축 사업 준공 물량이 지난해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성이 낮아 조합 설립 후 수년간 방치되다 인허가가 취소되거나, 시공 건설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좌초되는 곳이 늘어난 영향이다.
22일 서울시가 공고한 '2026년 3월 기준 소규모 재건축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준공된 단지는 총 7곳(청운동 청운빌라, 자양동 자양아파트, 용강동 우석연립, 가리봉동 대흥연립, 봉천동 대도아파트, 방배동 신성빌라, 도곡동 역삼아트빌라)뿐이다. 이 중 지난해 준공된 단지는 없다.
현재 서울에서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총 74곳으로, 이 중 착공 단계인 단지도 7곳으로 많지 않다. 조합 설립 인가까지 받았으나 사업에 진척이 없는 곳도 상당수다. 관악구청은 지난 16일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인 봉천동 복권아파트의 조합 설립 인가를 취소 처분했다고 공고했다. 사유는 조합 설립 인가일로부터 2년 내 건축심의, 사업시행계획 인가 미신청이다.
소규모 재건축은 200가구 미만, 1만㎡ 미만 노후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정비 사업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아닌 주택법을 적용받아 정비 계획 수립과 관리 처분 계획 인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사업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또 용적률 완화도 적용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한시적으로 제2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200%에서 250%로, 제3종 지역을 250%에서 300%로 상향했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약 8000가구(사업지 60곳)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사업성이 낮다는 점이다. 대단지와 비교해 일반 분양 물량이 적어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에 반영하는 식으로 수익성을 내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소규모 재건축 사업 수주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성북구 정릉스카이연립은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나 현장 설명회를 열었지만 모두 유찰됐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잘 굴러가는 곳을 보면 대부분 강남처럼 입지가 뛰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며 "원자재값 급등에 대단지 정비 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마당에 서울 외곽 지역 소규모 재건축은 사업성이 너무 떨어져 시공에 참여할 이유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