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무주택자 수요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 등은 집값이 조정세로 들어간 반면,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수요가 노원·강서·관악구 등 중저가 지역으로 몰리면서 이 지역의 집값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거래의 90% 이상이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가 높은 15억원 이하에 집중되면서 이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무주택자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용이한 서울의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서울 내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꼽히는 성북구(0.27%), 서대문구(0.26%), 강서구(0.25%), 노원구(0.14%)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한 집값 하락세는 한강벨트(마포·용산·성동·광진·영등포·동작·강동구)로 번지고 있다. 송파구(-0.09%→-0.17%), 강남구(-0.07%→-0.13%), 서초구(-0.01%→-0.07%)는 집값 하락 폭을 키웠다. 강동구(-0.01%)는 작년 2월 첫째 주 이후 56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성동구(0.18%→0.06%)와 마포구(0.13%→0.07%)도 상승세가 꺾였다.
기존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오던 아파트 신고가 거래도 중저가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미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가를 경신한 서울 아파트 1593건 중 절반가량이 중저가 지역에서 나왔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를 제외한 지역에서 786건의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강서구(118건), 성북구(101건), 서대문구(75건), 관악구(68건) 등에서 신고가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서울 내 중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무주택자의 실수요가 몰린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집합건물을 2채 보유한 이들의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1.26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3년 12월(11.243)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모든 집합건물 보유자 중에서 다소유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다소유지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투자 대신 실수요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과거 2024년 갈아타기 수요가 주도했던 양극화 시장이 아닌, 무주택자 중심의 키 맞추기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서대문·동대문·강서·성북·관악·노원구 등 중저가 지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 연구원은 "해당 지역의 경우 가격 상승 여력도 중요하겠으나, 전·월세 매물 부족 등 요인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도 한다"며 "중저가 아파트(10억~15억원 이하)가 밀집돼 있는 지역은 매물 총량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수요 유입이 꾸준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