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2조7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건설 경기 활성화에 나섰지만 앞으로 4년 동안 건설 투자 증가율이 평균 0.2%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에 건설 투자가 3% 넘게 증가하지만 2027년부터는 다시 증가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지원과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건설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 NABO 경제전망:2025~2029'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9년까지 건설 투자는 연평균 0.2%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도별로는 올해 건설 투자는 지난해보다 8.2% 감소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분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내놓은 전망치(-8.3%)보다 0.1%포인트(p) 감소폭이 줄어든 수치다. 같은 달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8.1%)보다는 감소폭이 컸다.
예산정책처는 내년도 건설 투자는 올해보다 3.2%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한은 추정치(+3.8%)보다 0.6%p 낮고, KDI 추정치(+2.6%)보다는 0.6%p 높다.
내년에는 3% 넘는 건설 투자 증가율이 전망됐지만 2027년부터는 다시 건설 투자 증가율이 낮아진다. 예산정책처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건설 투자가 전년도에 비해 2.0%씩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건설 투자 증가율은 0.2%다.
예산정책처는 "2023~2024년 수주 개선분의 공사가 이어지면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건설 자재 비용의 낮은 상승세가 건설 투자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또 "최근 국회에 제출된 건설 투자 관련 정부 예산안 증액은 건설 투자 부진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방을 중심으로 누적된 준공 후 미분양 주택, 2026년 주택 입주 물량 감소 등은 건설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2차례에 걸쳐 확정한 추가경정예산(추경) 30조5000억원 중 2조7000억원을 건설 경기 활성화 예산으로 편성했다. 또 서울과 수도권에 향후 5년간 총 135만호, 연평균 27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이런 예산 투입과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건설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 주도의 공공 부문보다 민간 부문의 비중이 크고 주택 공급 정책 등이 건설 투자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건설 투자 중 민간 부문은 약 78%, 정부 부문은 22%(2024년 기준)다.
설경원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내년 건설 투자 증가는 지난해보다 건설 투자가 크게 줄어든 올해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도 건설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설 분석관은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됐지만 건설 투자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투자가 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비중이 큰 민간 부문에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지금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의 문제를 앓고 있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 공급 대책도 착공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어 인위적으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건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