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만해도 자녀 교육에 열의를 가진 이른바 ‘맹모(孟母)’들은 전셋값이 싼 대치동의 재건축 아파트에 자리를 잡곤 했다. 하지만 요즘 맹모들은 신축에 대한 선호를 버리지 않는다. 올해 들어 강남구에서 많이 팔린 아파트 순위를 보면 맹모들은 학군과 함께 생활의 편의성도 중시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2일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서울시 강남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는 도곡렉슬로, 88건 팔렸다. 2006년 1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주변 대치동의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주차의 편의성, 조경 등을 잘 갖췄다는 평가다. 도곡렉슬은 초등학생 학원가가 밀집된 곳에 위치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파트다.

서울시 강남구 도곡렉슬 단지 모습./조선DB

2~4위에는 개포동의 신축들이 차지했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와 래미안블래스티지,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다. 개포동에서는 대치동의 학원가를 버스로 이용해야 하지만, 8학군내 학교를 배정받기가 쉽고 무엇보다 신축이라 인기가 많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도곡렉슬은 워낙 대단지인데다 학원가와 접한 아파트”라면서 “재건축 아파트가 삶의 질이 열악한 데 반해 도곡렉슬은 거주, 주차의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5위는 한보미도맨션 1, 2차다. 선경, 개포우성과 함께 대치동의 우·선·미로 불린다. 은마와 함께 대표적인 대치동 재건축 추진 아파트다. 미도의 경우 삼성동과도 가까워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6위는 대치2단지로 수직증축을 오랫동안 추진하다 무산된 단지다. 소형평형 중심으로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7위와 8위는 수서동의 까치마을과 신동아아파트다. 모두 구축 아파트로 명문고로의 학군 배정이 용이한 곳이다. 9위는 일원동의 래미안개포루체하임, 10위는 역삼래미안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강남구로 유입되는 수요자들은 대부분 학군 수요라도 봐도 무방하다”면서 “여기에 최근에는 신축 선호 수요도 맞물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