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지역의 신축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가운데 여의도에서도 ‘3.3㎡(평)당 1억’이 넘어가는 거래가 나왔다. 고가 아파트 수요가 비강남권으로도 번지면서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도 한달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르는 등 오름세가 가파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 /오은선기자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 전용 84㎡는 지난 7월 38억원에 거래됐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1억857만원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지난해 10월 입주한 이후 첫 매매 거래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현재 임차인을 대상으로 양도 전환을 진행 중이다.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택했기 때문이다. 시행사 신영은 3.3㎡당 약 8950만원에 양도 전환했는데, 전용 84㎡ 타입의 분양 가격은 약 34억원이다. 양도전환 후 첫 거래에서 4억원 가량 오른 것이다.

평당 1억원이 넘는 거래는 강남 아파트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서울에서 평당 1억원을 넘어선 아파트는 서초와 강남, 용산 등 고급단지에 한정돼 있다. 최근에는 신축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강남 신축 아파트들 위주로 평당 1억원을 속속 넘기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84㎡(33평)가 지난 7월 33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개포주공6단지’ 전용 60㎡(23평)도 지난달 24억원에 거래됐다.

브라이튼 여의도가 단숨에 강남권과 맞먹는 초고가 아파트 행렬에 오르게 된 데에는 여의도 일대 신축 수요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18년만에 여의도에 들어선 신축 고급 아파트다. 인근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된다고 하더라도 10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 거래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여의도 일대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여의도는 수요가 높은 지역이고 인근 단지들이 재건축되면 인프라도 훨씬 좋아질텐데, 그동안 신축 공급이 너무 없었다”며 “층수나 한강 조망 등에 따라 평당 1억원까지가지 않는 물건들이 아직 좀 있는데, 분양 전환 이후 문의가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여의도 신축 가격의 기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축에 대한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 단지들의 가격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 광장아파트 151 ㎡는 지난 8월 29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8월 고가 거래 아파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직전 최고가인 5월 28억원 거래보다 2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여의도 미성아파트 전용 101㎡도 지난달 23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7월 23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한달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용 118 ㎡도 8월 2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여의도는 이미 직주근접을 갖추고 있는 상태고, 신축아파트 로얄층이라는데서 굉장히 제한적인 매물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평당 1억까지 거래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신축 단지뿐 아니라 다른 노후 단지들도 재건축 사업 진행 등 계속 가격 상승 요인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