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재건축 현장. /백윤미 기자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3분 정도 걸어가자 높다란 공사장 가림막이 둘러진 공사 현장이 바로 보였다. 가림막 중간쯤 붙은 현수막에는 ‘청담삼익상가 정상영업 중’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공사장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낡은 상가에는 ‘삼익쇼핑’ ‘삼익공인중개사’ ‘럭키수퍼마트’ 등 정겨운 이름의 가게들이 있었다. 청담삼익아파트는 이 재건축 현장의 이전 단지명이다.

다른 한켠 현수막에는 롯데건설 임직원 일동 명의의 ‘LE|EL(르엘), 조합원님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청담 르엘’은 이 현장에 새로 생기는 아파트 단지의 새 이름이다. 다음 달 분양 예정으로, 강남 일대 최고의 입지 중 하나로 꼽히며 수분양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재건축 단지다.

지난 20일 '청담 르엘' 공사현장에 롯데건설이 붙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백윤미 기자

그간 ‘청담 르엘’의 분양은 부침이 많았다.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갈등으로 마찰을 빚었다. 이 때문에 한때 공사 현장에 공사 중단 현수막이 붙기도 했다. 서울시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이 지속되다가 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자 결국 조합과 시공사는 합의했다.

갈등 끝에 분양하는 이 단지가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는 한강변에 있는 입지 영향도 크다. 현장에서는 ‘청담 르엘’ 현장에 둘러싸여 있는 신동아아파트 내부를 통해 한강 조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가림막이 쳐져 있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도상으로는 한강을 넓게 조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34-18번지에 들어서는 ‘청담 르엘’은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전용면적 49~218㎡, 총 1261가구의 대단지로 지어진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59㎡~84㎡ 14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59㎡A 34가구 ▲59㎡B 39가구 ▲84㎡A 25가구 ▲84㎡B 38가구 ▲84㎡C 13가구다. 입주는 2025년 11월 예정이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동아아파트 단지 안에서 본 '청담 르엘' 한강변 공사 현장. 가림막 때문에 한강이 보이지 않는다. /백윤미 기자

수분양자의 최대 관심사는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을 적용한 이 단지의 분양가다. ‘청담 르엘’의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인 만큼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서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 인근 단지인 ‘청담 자이’의 3.3㎡당 호가가 9000만원 안팎으로, 이 시세 80%는 3.3㎡당 7200만원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 청담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기 때문에 실거주용으로만 입주를 할 수 있다”면서 “입지가 너무 좋고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겠지만, 청약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강남 3구’에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이 한정돼있는 만큼 실거주 등 어려움이 있다 해도 분양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다음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는 등 분양 시장 환경 때문에 현금 부자들만이 청약할 수 있는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