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3.3㎡)당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평균 분양가가 16억원 중반대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평균은 11억9000만원대로, 반 년 만에 4억5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하반기엔 고급화를 강조하고 있는 강남권 단지들이 대거 분양을 앞두고 있어 분양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와 빌라촌이 보이고 있다. /뉴스1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882만원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서울의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는 16억5988만원에 달한다. 전국 아파트 분양가도 3.3㎡당 평균 1954만원으로 조만간 평균 2000만원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분양가는 다른 시도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서울 다음으로 높은 분양가 2위를 차지한 시도는 제주(2437만원)였다. 다음으로는 울산(2404만원), 부산(2319만원), 대구(2088만원), 경기(2042만원) 순이었다.

지난해 만해도 서울에서 ‘국평’ 10억대 이상 분양가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 정도로 높은 가격이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285만원, 국평 기준 10억~11억원대였지만 고분양가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근에서 넉 달 전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3.3㎡당 평균 2945만원)보다 3.3㎡당 300만원 이상 높아 급격한 분양가가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의 평균 3.3㎡당 분양가는 3508만원이었다. 전용 84㎡ 기준 11억9272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반 년 만에 3.3㎡당 분양가가 1374만원이나 오르면서 국평 분양가도 4억5000만원 이상 뛰었다.

이제는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17억원 수준에 달한다. 최근 분양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5150만원으로, 최고가 기준 전용 59㎡가 13억4000만원, 전용 84㎡가 17억4000만원이었다. 성동구 행당동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도 3.3㎡당 분양가가 5200만원을 넘기면서 전용 84㎡는 17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토지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토지가격이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은 비중이 50% 이상인데, 부동산 시장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토지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분양가 상승 요인이 남아있어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하반기의 경우 토지 가격이 비싼 강남권의 청약 단지가 많아 올해 평균 분양가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서초구 방배동의 ‘디에이치 방배’와 ‘래미안 원페를라’, 강남구 청담동의 ‘청담 르엘’,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6400만원 후반대에서 6700만원 중반대로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가는 3.3㎡당 약 6737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조합원들이 권리가액을 산정할 때 토지가액 비중을 50% 이상 두고 산정하기 때문에 토지가액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다음에 건축비와 사업비 등을 감안해서 조합원 분양가가 결정되고 그에 비례해 일반 분양가가 결정되는데, 당분간 이런 요소들의 가격이 내릴 요인이 없어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