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매물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의 전세 매물 건수는 아슬아슬하게 3만건대를 유지 중이다.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 등으로 전셋값 5억원 미만의 매물 거래가 늘었고, 전세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전세 매물 안내문. /뉴스1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3만40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2735건이었던 것에 비해 28.9%가량 감소했다. 서울 전세 매물 건수는 올해 초 3만건대 중반을 기록하다 꾸준히 감소하다 현재는 간신히 3만건대를 유지 중이다.

서울 전세 매물이 2만건대를 기록한 때는 지난해 10월이었다. 당시 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3~4%대로 낮아져 수요가 전세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서울의 아파트 입주량이 감소하고 공급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4월 서울의 입주물량은 2개 단지 491가구에 그쳤다. 2월(593가구)과 3월(960가구)에도 입주물량이 1000가구를 밑돌면서 학군 및 교통여건이 좋은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이 꾸준히 예고됐다.

입주물량 부족 현상에 더해 지난 1월 말부터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면서 5억원 이하 전세 거래 비중이 늘었는데, 이런 현상이 전셋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1만286건 가운데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인 거래는 5600건으로 전체의 54.4%를 차지했다. 지난 1월엔 전체 1만2468건 중 5억원 이하 거래가 6557건(52.6%)을 자치했는데, 1월보다 1.8%포인트(p) 늘었다. 작년 11월(49.7%) 및 12월(49.9%)과 비교해도 5억원 이하 전세 거래 비중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실거래가는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 ‘서울숲행당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7억 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1월 거래된 6억 1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 6000만원이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는 지난 2월엔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14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도 지난 1월 6억7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는데 2일에는 8억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입주물량도 적고 매매를 위한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전세가격 저지선이 단단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