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벌떼입찰을 차단하기 위해 수사중인 업체는 비계열사간 전매도 금지하는 등 엄중 처벌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우려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27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업 추진이 가능한 사업자에게 공공택지가 적기 공급될 수 있도록 공동주택용지 전매제한을 한시적으로 1년간 완화하기로 했다. 계약 후 2년부터 1회에 한해 최초가격 이하로 전매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벌떼입찰 차단을 위해 계열사 간 전매는 계속 금지한다. 특히 벌떼입찰로 수사 중인 업체는 양수・양도 모두 비계열사간 전매도 불허한다. 호반건설은 공공택지 시행사업 입찰에서 계열사와 비계열사까지 동원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당첨 확률을 높여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608억원을 받은 바 있다.

또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이면계약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조사를 요청하고 엄중처벌 한다. 전매제한 규정 위반시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LH가 아파트 용지 등 공공택지를 조성하면 민간에서 낙찰받아 주택을 공급한다.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 용지는 민간이 공급하는 토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인허가 리스크가 작다. 이 때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설사 사이에선 이른바 '벌떼 입찰'이 벌어질 만큼 인기가 높았다. 중견건설사 사이에서는 벌떼입찰이 '관행'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공공택지 인기는 이전보단 줄어들었지만 신도시 같은 경우 분양사업이 담보되기 때문에 여전히 건설사들이 공공택지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가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벌떼입찰 때문에 한 업체가 40~50개씩 들어가 경쟁률이 200~300대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올 들어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사들의 벌떼입찰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하는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자 대형 건설사들은 오히려 '기회가 늘어났다'고 보는 분위기다. 공정위뿐 아니라 국토부도 10년 전 당첨업체까지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한 회사에 입찰 기회가 한번 뿐이면 확률이 매우 낮긴 하다"면서도 "다만 벌떼 입찰 막기 위한 계열사간 전매 금지가 계속된다면 다른 회사들도 확률이 비슷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위해 엄중하게 다뤄야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전매제한 자체가 완화된만큼 벌떼입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우려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벌떼입찰을 막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해뒀지만 어쨌든 공공택지에 대한 전매제한이 완화됐기 때문에 (벌떼입찰 우려가) 완전히 차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년 한시 규제 완화인데다, 최초가격 이하로만 전매를 허용하고 있어 사업자간 이면계약이나 벌떼입찰 우려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