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건설업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때문인데, 하반기에도 공사원가 상승과 물량감소 등으로 업황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건설업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세전순이익률과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모두 전년 2분기 대비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3.40%로 2022년 2분기 7.31%보다 3.91%p 하락,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22년 4분기 6.49%였으나 올해 2분기는 3.35%로 3.14%p 떨어졌다.

서울 시내의 한 주상복합 공사현장 크레인 너머로 주거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2분기 건설업의 특징은 수익성이 하락한 와중에도 매출액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7.15%였던 건설업 매출액증가율은 2023년 2분기 12.31%로 5.16%p 상승했다. 이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이자비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안정성 지표 역시 나빠졌다. 2분기 건설업 안정성 지표 중 부채비율은 150.27%로 지난 1분기 137.75%보다 12.52%p 높아졌다. 또 2분기 건설업 차입금의존도도 30.96%로 1분기 27.66%보다 3.3%p 올랐다.

업계는 일부 건설사의 건설 현장 붕괴에 따른 재시공 과정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설업이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악화가 부채 증가로 이어져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하반기에도 전체적인 업황 개선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주택시장 활성화 분위기는 일부 지역에만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사원가 상승 및 착공·인허가물량 감소 등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공사 원가 인상폭이 커지면서 기본형 건축비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건축비는 최근 m²당 197만6000원으로 1.7% 상승했다. 지난 3월에도 2.05% 오른 바 있다.

주택착공물량은 올해 상반기 9만249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0.9% 감소했다.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사업성 저하 및 PF 조달여건 악화로 사업이 지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자재, 노무비 등 공사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는데, 나이스신용평가가 집계한 주요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EBIT(영업이익)는 지난 2021년 6.5%에서 지난해 4.1%, 올해 상반기 2.5%로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등 수주 실적이 다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기저효과로 지표가 안 좋아 보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이는 하반기까지는 지난해 실적 등으로 상황은 비슷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착공이 줄어들고 있어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갈수록 업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금리 인상,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화, 공사비 증가까지 더해져 건설사나 시행사나 모두 손을 놓고있는 상태기 때문에 4분기까지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책에서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이 나오느냐가 앞으로 업황 개선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