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설 기업들이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친환경이 전 세계적으로 주류가 돼가고 있지만, 친환경 신사업으로 성과를 내는 건설업계 기업들은 많지 않았다. 이 중 SK디앤디, 현대건설 등이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오던 투자의 결실을 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사업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공유주거 등 디벨로퍼 역할을 하는 SK디앤디는 풍력을 필두로 한 신재생에너지 성과를 기대하며 올해가 이 분야 사업이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 부문의 이익은 부동산개발에 비견할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디앤디는 2015년 제주 표선면 가시리 풍력을 시작으로 울진 현종산 풍력까지 83메가와트(MW) 규모를 운영 중이다. 100% 지분을 보유한 제주 가시리 발전소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또 2022년 7월 착공한 군위 풍백 풍력(75MW)까지 총 158MW 규모를 개발 중이다. 올해는 99MW 규모의 의성 황학산 풍력이 착공에 돌입한다.

중장기적으로 해상풍력발전사업도 진행 중이다. 400MW 규모의 신안우이 해상풍력발전사업을 한화건설 등과 함께하고 있다.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230MW)도 대우건설 등과 함께 사업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착공이 시작되는 2024년부터 해상풍력 관련한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면서 “매출액은 에너지가 부동산개발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대건설도 해상풍력사업 성과가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100%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을 통해 국내 해상풍력사업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국내 설계·조달·시공(EPC) 2~3건, 대만 프로젝트 등 2차 수주로 합산 수주규모가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스틸산업이 투자·개발하는 1.3만톤급의 해상풍력 설치전용선이 올 6월경 진수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2~3건의 설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도 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국내 해상풍력산업 성장과 함께 현대스틸산업의 수주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해상풍력공사는 한 현장당 연간 약 1000억원의 매출로 인식되고 수익성도 높아 토목 부문 매출 및 이익 개선으로 신사업 투자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성과에 크게 동요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해상풍력사업에 착수한 이후 결과물이 올해 일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단기간에 확실하게 성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사업 특성상 각 사업부에서 이제까지 해 오던 일을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