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신재생에너지는 결국 바이오가스로 집중될거라고 봅니다. 수력발전은 에너지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풍력도 녹지 훼손 등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아요. 가스 냄새가 온몸에 배고, 새로운 기술이다 보니 사업화를 하겠다고 설득하는 것이 어려울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정해진 날짜에만 견학을 올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지상현 금호건설 수석매니저(공학박사)는 토목공학과에서 환경 분야를 전공했다. 하수 처리와 폐수 처리,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사업화하는 역할을 해온 그에게도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독자 기술로 만드는 일은 생소했다. 신기술로 인정받고 실제 상용화 시설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몸과 마음이 모두 고된 일이었다고 했다.

지상현 금호건설 수석매니저가 지난달 13일 인터뷰에 앞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금호건설 제공

그러나 국내 1호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인 '서산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성공적이었다.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 가축분뇨, 하수 찌꺼기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곳이다. 아직은 전국에 한 곳 뿐이다. 이 곳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은 석탄을 이용했을 때의 5분의1 수준이다. 시설에서 나오는 악취는 특허받은 기술을 사용해 잡았다.

대형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제주와 파주에도 현재 조성 중이다. 국회에서 관련 지원법이 통과되면서 앞으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핵심 기술은 쓰레기를 '섞는' 기술과 악취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금호건설 본사에서 특허까지 받은 이 두 기술의 개발 실무자였던 지 수석매니저에게 연구 및 시공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특허 받은 바이오가스화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가.

"유기성 폐기물을 바이오가스로 만드는 기술이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생물 찌꺼기는 바로 버릴 수 없다. 최종 처분하는 소화조를 거쳐야 한다. 이 시설을 혐기성(산소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 소화조라고 한다. 음식물 찌꺼기나 하수 찌꺼기, 가축분뇨 잔재물, 톱밥 등 폐기물을 전처리한 다음, 이 혐기성 소화조에 집어넣으면 유기물질이 미생물 작용으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메탄가스를 얻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만든다. 소각이나 퇴비, 매립 등은 에너지를 이용해서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폐기물로 오히려 에너지를 오히려 생산하는 것이다.

가스 자체를 직접 쓰기도 한다. 최종 처분 물질은 부피를 계속 줄여 건조시설로 가게되는데, 건조를 위한 열원으로도 생산한 메탄가스를 사용한다. 재생에너지로 말려서 끝까지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다. 남은 에너지는 지역의 발전사업자들에게 공급하기도 한다."

―기존 혐기성 소화조 시설이랑 어떻게 다른가.

"기존 혐기성 소화조는 음식물찌꺼기에서 나온 폐수나 가축분뇨, 하수 슬러지 등에 물을 첨가해 습식으로 처리했다. 게다가 높이가 25m까지 되는 큰 수직 원통형 구조를 사용한다. 반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준건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한다. 이 긴 통을 수평형 상태로 눕힌 것이 핵심 기술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장방형이다.

소화조 시설을 눕힌 것은 처리 효율이 높이기 위함이었다. 기존의 원통형은 높고 큰 시설에서 내용물을 섞을 수 있는 프로펠러가 한 두개 정도 돌아간다. 중간에서만 뱅글뱅글 돌다보니 처리 효율이 낮았다. 계란껍데기, 조개껍데기, 모래 이런 것들이 바닥에 쌓이고 더 이상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을 충분히 이용하면서 섞어 미생물이 잘 먹게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점점 폐기물이 쌓이다보니 미생물 반응 공간도 줄어들게 된다. 또 원통형은 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내부를 청소하는 것도 어렵다.

우리는 소화조를 수평으로 눕히면서 긴 축을 중심으로 바닥까지 긁어줄 수 있게끔 프로펠러가 돌아가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원통형보다 프로펠러가 많다. 가로로 긴 구조는 바닥에 폐기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프로펠러가 살짝씩 수면 위로 나오기 때문에 기름층도 제거해 가스가 잘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기존에는 비슷한 기술이 없었나.

"유럽의 유사한 폐기물 처리 기술을 들여와 사용한 예가 있다. 그러나 유럽 폐기물과 한국 폐기물은 특성이 다르다. 유럽은 빵, 목초 등 수분이 별로 없는 폐기물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이나 찌개를 먹는 경우가 많고, 과일도 수분이 많은 수박 같은 것을 즐겨먹기 때문에 폐기물에 수분이 많다.

또 기존의 기술들에서는 음식물 폐기물을 사료화, 퇴비화했는데 사료로 쓰기엔 광우병 등의 우려가 있고, 퇴비로 쓰기엔 겨울철에 쓸모가 없다. 우리만의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었던 셈이다."

―악취는 어떻게 제거했나.

"유기물이 분해되면 일명 '계란 썩는 냄새'라고 하는 황화수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혐기성 소화조는 기존 원통형 소화조보다 폐기물이 공기와 닿는 윗부분 면적이 넓다. 이 공간에 굉장히 소량의 산소를 넣는 방식을 활용했다. 황산화 미생물(황으로부터 화학적 에너지를 얻는 미생물)의 서식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산소를 조금 넣으면 이 미생물이 황 성분을 섭취하는 활동이 활발해진다. 황을 제거하면 악취는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기존 시설보다 냄새가 절반 가량밖에 안 나는 효과를 거뒀다."

―경제적 효과나 환경에 미치는 효과 등을 수치로 환산할 수 있나.

"석탄을 사용해 전력 1㎾h 생산하면 1000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바이오가스를 사용하면 220g밖에 안 나온다. 경유는 이산화탄소를 1320g이나 발생시킨다.

뿐만 아니라 하루에 유기성폐기물 100톤(t)을 처리하려면 원유로 연간 6000배럴이 필요한데, 이를 하나도 쓰지 않아도 된다. 서산 바이오가스화시설에는 하루에 유기성폐기물 320t이 들어온다. 연간 330일 운영된다고 하면 엄청나게 많은 양이다. 2t만 처리해도 4인가족 기준 한 가구의 한달 치 전기 공급량을 생산할 수 있다."

서산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혐기성 소화조 전경./금호건설 제공
기존 수직 원통형 구조의 부산녹산소화조 전경./금호건설 제공

―앞으로 확장 계획은.

"제주에 2곳, 파주에 한 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9년에 제주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시설, 2021년엔 파주 환경순환센터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에도 하수찌꺼기 바이오가스화시설을 반영하고 현재 설계 중이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을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도록 하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 통과됐다. 내년 12월부터 시행이다. 앞으로 지자체에서 하는 관련 사업들이 꾸준히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폐기물을 다루다보니 냄새가 굉장히 심하다. 온 몸에 배다 못해 콧털에도 냄새가 났다. 냄새 분자가 콧털에 달라붙어 계속 킁킁대게 됐다. 신발이나 옷에 묻고 튈 때도 많은데 그렇게 일하다 지하철 타려고 하면 매우 불편했다.

설득 과정도 쉽지 않았다. 기술개발을 위해 3t 규모 설비부터 5t, 21t 등으로 계속 규모를 키우면서 연구를 진행했는데 '굳이 새로운 기술을 써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중간에 부러지면 어떡할거냐' 등 뼈 아픈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자료를 준비하고 구조를 개선하면서 설득해나갔다.

해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는 점도 어려웠던 점이었다. 그렇게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밥줄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전문가로서 인정받은 것 같다는 성취감이 매우 컸다. 지방자치단체의 견학 문의가 폭주해 매주 수요일을 '외부 방문의 날'로 따로 정했다.

그러나 완벽한 기술은 없다. 시설 운전에 대한 애로사항, 개선사항 등에 대해 묻고 확인하는 작업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개선된 결과물이 좋은 기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다. 앞으로 기회는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