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사업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 사업지에서 주민 갈등 요인으로 떠올랐다. 사업 노선을 둘러싼 이견이 많아 후보지 공모에 번번이 탈락하는 사업지가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는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중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창3동은 최근 진행된 공공재개발, 모아타운 공모에 모두 지원했으나 주민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사업 모두에서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했다. 지난 6월에 발표된 모아타운 대상지에서는 선정이 유보됐고, 8월 발표된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에서도 보류됐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촌의 모습. 기사와는 관련이 없음/뉴스1

창3동에서는 지난 2월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공모 탈락지에서도 주민 동의 30%를 받을 경우 모아타운 공모 신청 가능하도록 요건을 바꾸면서 사업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했다. 창3동은 신속통합기획 등 민간재개발이 추진되던 곳이다. 민간재개발 탈락지역을 배제했던 기존 공모 조건으로는 모아타운 신청이 불가능했지만, 서울시가 방침을 바꾸면서 주민들의 선택지가 늘어났다.

주민들의 갈등이 심화하자 시의원까지 나서서 갈등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여는 등 중재에 나섰다. 지난달 2일 서울시의회 홍국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와 도봉구 간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 주택정책실 전략주택공급과, 주거정비과, 도봉구 도시관리국 주택과 소속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주민들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이 재개발과 모아타운으로 엇갈리고 있어 노선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자치구 차원에서 갈등조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도 사업노선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신속통합기획과 공공재개발에서 번번이 탈락한 장위13구역도 마찬가지 사례다. 서울시의 공모요건 변경 이후 최근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을 중심으로 모아타운 추진 바람이 불면서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장위13구역은 모아타운 추진 전에도 재개발 방식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빚어졌던 곳이다. 구역 전체를 통으로 개발하려는 주민과 노후도 등 요건이 맞지 않는 구역을 빼고 공공재개발에 도전하려는 주민 간 대립이 있었다. 모아타운 공모까지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3가지 개발방식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게 됐다.

장위13구역 한 주민은 "구역 내 8개 지역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이 중 4곳은 이미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모아타운 추진 동력이 생겼다"면서 "정비사업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인 만큼 주민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오는 27일까지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2차 공모 신청을 받고 12월 말 최종 선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모아타운 2차 공모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는 정비사업이 순항하려면 서울시와 자치구가 중재 역할을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사업 추진에 따른 유불리를 주민들에게 직접 설명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면서 "각 자치구도 한 구역에서 여러 사업을 중복 신청하지 못하도록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