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월세 시장에서 보증금이 월세 12개월치 이하 수준인 ‘순수월세’ 거래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3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어진 아파트 매물 가격표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8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의 오피스텔 월세 거래 총 2만5607건 중 ‘순수월세’ 거래는 5335건으로 전체의 20.9%에 달했다. 순수월세 거래건수와 거래비중 모두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순수 월세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1년 서울 오피스텔 월세 거래에서 총 4775건 중 ‘순수월세’ 거래는 477건으로 전체의 10%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부터 순수월세 거래 건수와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부동산R114 측은 설명했다.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240개월인 ‘준월세’ 거래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의 준월세 거래비중은 69.4%(1만7778건)으로 직전 년도(70.9%, 1만8282건)와 비교해 1.5%포인트(P) 감소했다. 준월세 거래비중이 70% 아래로 내려간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준전세’ 거래비중도 2020년 11.1%(2863건)에서 2021년 9.7%(2,474건)으로 줄어들었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방식이다.

특히 순수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면적이 준월세와 준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거래된 오피스텔의 주거 전용면적 평균은 ▲준전세 29.0㎡ ▲준월세 25.0㎡ ▲순수월세 24.3㎡ 순이다. 부동산R114는 순수월세가 보증금이 낮은 대신 매달 지출하는 월세 부담이 커, 세입자들이 작은 면적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는 순수월세 거래 비중이 증가한 원인으로 1·2인가구의 증가를 꼽는다. 실제 통계청의 추계가구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주 가구주의 연령이 25~39세인 1·2인가구는 2011년 225만6799가구에서 올해 246만1981가구으로 9.1%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젊은 수요자 대부분 목돈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보증금이 낮은 ‘순수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이고, 월세 공급자(소유자)들이 대출금리 이상의 임대수익을 원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순수월세 거래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