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각종 악재를 뚫고 매매가격 상승률이 2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집값 고점 경고와 3기 신도시 등 공급 확대 신호를 잇달아 보내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30% 올라 상승 폭이 전주보다 0.02%포인트(p)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8개도 상승률은 각각 0.39%, 0.23%로 전주 대비 0.02%p씩 커졌다. 5대광역시와 지방 상승률도 나란히 0.20%에서 0.21%로 올랐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한국부동산원

특히 수도권의 집값 상승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해까지 0.30%를 넘지 않았으나 올해 1월 셋째주(18일) 처음으로 0.31%를 기록하면서 작년 2월 넷째주(24일)에 기록한 종전 최고치 0.30%를 넘어섰다. 6월 둘째주(14일)부터 7월 넷째(26일)주까지 0.34~0.36% 상승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다가 지난주 0.37%, 이번주 0.39% 등으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도별로는 세종(-0.15%)을 제외한 16개 지역이 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0.53%) 지역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경기(0.49%), 인천(0.43%), 충북(0.34%), 부산(0.28%), 대전(0.27%), 충남(0.26%), 강원(0.23%), 전북(0.23%)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경기도는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세종만 지난주(-0.06%)와 비교해 하락 폭이 0.09%p 커졌다.

서울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강남11구에서는 재건축 호재가 있는 송파구(0.24%)의 상승세가 지속됐고, 강남구(0.23%)와 서초구(0.22%)도 재건축 아파트위주로 올랐다. 강북에서는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노원구(0.32%)와 도봉구(0.28%)의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단지가 많은 안성시(0.94%)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처음으로 0.90%를 돌파했다. 교통개선 기대감이 있는 오산시(0.88%)·군포시(0.80%)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인천에서는 개발사업 기대감이 있는 연수구(0.63%)와 서구(0.47%), 3기 신도시에 포함된 계양구(0.41%) 등이 크게 올랐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정주여건이 좋은 지역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대전에서는 교육환경이 좋은 유성구(0.31%)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동구(0.25%)가 크게 올랐고, 부산에서도 정주여건이 좋은 해운대구(0.50%)가 가장 많이 올랐다. 제주도는 외지인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0.53% 상승했다. 세종만 매물 누적의 영향으로 전주(-0.06%)에 이어 이번 주에도 0.15% 하락했다.

전세시장에서는 상승세가 소폭 축소됐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20% 올라 한주 전보다 상승 폭이 0.01%p 작아졌고, 서울(0.16%)도 0.01%p 축소됐다. 수도권 상승률(0.26%)도 전주 대비 0.02%p 축소됐다. 다만 지방과 5대광역시는 각각 0.16%, 0.15%로 올라 전주보다 0.02p%, 0.01%p씩 커졌다. 시도별로는 세종(-0.03%)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비수기와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거래활동 감소했으나, 규제완화 기대감 있는 구축과 주요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발생해 상승세가 지속됐다”면서 “전세시장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거래 및 문의가 감소하면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