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7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기존 노선을 연장하고 새로운 노선 3개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수도권 전 지역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목표다. 또 GTX 노선을 따라 1만~2만호 안팎의 ‘콤팩트시티’를 건설해 총 25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2량짜리 꼬마열차로 혼잡도로 악명 높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타고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김포로 이동해 풍무역에서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에 탑승했다. 이어 김포공항역에서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로 환승해 여의도로 출근했다. 대표적 ‘지옥철’ 두 개를 연이어 탄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수도권 광역교통망 공약을 발표하면서 “정말 좁은 지하철 안, 사람들로 가득 찬 곳에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계셨다”며 “오늘 드릴 약속은 1300만 경기도민과 300만 인천시민의 출퇴근길 고통을 덜어드릴 GTX 확대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GTX 노선 연장·추가로 수도권을 하나의 메가시티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이날 1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연장하고, 2기 GTX 3개 노선을 새롭게 건설하는 공약을 공개했다. GTX는 서울 도심과 수도권을 시속 150㎞ 이상으로 운행하여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메가시티로 이어준다.

GTX-A 차량.


정부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2019년 1기 GTX 3개 노선을 일부 착공했다. 운정과 동탄을 잇는 A노선(2019년 착공), 송도와 마석을 잇는 B노선(2023년 착공 예정), 덕정과 수원을 잇는 C노선(2022년 착공 예정)이다. GTX A노선은 2024년 하반기 개통 예정이고, B, C 노선은 각각 2028년,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선대본부는 “이들 3개 노선은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기엔 역부족”이라며 “교통사각 지대가 많이 남기 때문에, 혜택을 보지 못하는 주민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를 포함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속속 완성되면, 1기 GTX 노선이 닿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교통지옥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후보는 차기 정부에서 기존의 1기 GTX A노선과 C노선을 평택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A노선은 기존 운정~동탄에서 운정~동탄~평택까지, C노선은 기존 덕정~수원에서 동두천~덕정~수원~평택까지 연장된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1기 GTX 노선을 연장하고, 2기 GTX 3개 노선을 추가하는 공약을 7일 발표했다./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이와 함께 2기 GTX 3개 노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D노선은 수도권 남부에서 동·서를 잇는다. 김포~대장~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 라인을 기본으로, 삼성에서 분기돼 삼성~수서~광주~여주를 잇는 라인을 추가해 옆으로 눕힌 Y자 형태로 건설한다. 김포~팔당 구간은 신설하고, 삼성~여주 구간은 신설 및 기존 경강선을 일부 활용한다.

E노선은 수도권 북부에서 동·서를 잇는다. 인천~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를 연결한다. 김포공항~구리 구간은 신설하고 나머지 구간은 공항철도와 경의 중앙선을 활용한다. 지금까지 수도권 북부는 동·서를 잇는 철도망이 없었다. E 노선이 생기면 북부지역 발전이 탄력을 받는다는 게 선대본부의 설명이다.

F노선은 수도권 거점지역을 연결해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는 순환선이다.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을 잇는 라인으로, 성남~고양 구간만 신설하고 나머지는 서해선과 수인 분당선 등을 활용한다.

선대본부는 “기존 1기 GTX 3개 노선이 연장되고 2기 GTX 3개 노선까지 완공되면 1기 신도시 5곳, 2기 신도시 10곳, 3기 신도시 5곳 등 수도권 일대 주요 주거 밀집지역에서 서울 도심까지 소요시간이 줄어든다”며 “서울과 수도권이 뉴욕, 도쿄, 런던 같은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보다 훨씬 빠른 광역 교통망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광역 교통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GTX 노선 따라 콤팩트 시티 건설해 총 25만호 공급

또 윤 후보는 1기·2기 GTX 차량기지를 입체화하고 노선 주변에 일정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2030이 살기 좋은 1만~2만호 규모의 역세권 콤팩트 시티를 다수 조성할 계획이다. 콤팩트시티란 ‘압축 도시’로 기존의 대규모 신도시와 달리 비교적 작은 토지에 병원, 상점, 학교 등 모든 생활 인프라를 잘 갖춘 소도시를 고밀도로 개발하는 것이다.

우선 1기 GTX 3개 노선의 차량기지와 주요 정차장 주변을 재정비해 3만호를, 기존 C노선의 연장구간 정차역 주변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해 2만호를 공급한다. 이어 2기 GTX D 노선, E 노선과 F 노선의 주요 정차역과 차량기지 4개소를 이용해 20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선대본부는 “경기도 지자체들과 협의해 기존 버스와 지하철 노선이 GTX 주요 정차역 사이사이를 실핏줄처럼 채울 수 있도록 대중교통망을 보강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선대본부에 따르면 1기 GTX 노선을 연장하고 2기 GTX 3개 노선을 신설하는데 재원은 총 17조644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A, B, C노선 연장에 1940억원이 들고 D노선 6조7500억원, E노선 4조3000억원, F노선 6조4000억원이다. 선대본부는 “이중 3조~4조원을 국비로 보조하고, 나머지 금액은 민간자본투자와 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발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