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이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빌라 논쟁'이 불붙었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기간 주택 실적이 직전 10년 평균과 비교해 많이 감소했다며 대책 중 하나로 빌라 공급 확대를 꺼냈다. 그러자 오 후보 측은 "본인은 아파트에서 살면서 시민에게는 빌라에서 살라고 한다"며 맞섰다. 과연 실제 서울의 주택 공급 실적은 어떨까. 그중 빌라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서울 성북구 한 빌라 모습. /연합뉴스

◇2022~2024년 연평균 인허가, 직전 10년과 비교해 반 토막

7일 국토교통부 주택 건설 실적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서울 아파트·빌라의 연평균 인허가 건수는 8만1575가구다. 같은 기간 착공은 7만9081가구, 준공은 7만5014가구다.

반면 2022~2024년 3년간 연평균 인허가 건수는 4만4313가구였다. 착공은 4만724가구, 준공은 4만8364가구로 나타났다. 10년 치 평균과 비교해 인허가는 54.32%, 착공은 51.50%, 준공은 64.47%에 불과했다. 인허가와 착공은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정 후보는 지난달 29일 "오 후보의 시장 재임 시기 서울 주택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관련 통계를 언급했다. 정 후보는 "2022~2024년 아파트·빌라 공급 물량은 직전 10년 대비 인허가 62%, 착공 58%, 준공 71%에 그쳤다"고 했는데, 실제 통계를 보면 정 후보가 지적한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적었다.

그래픽=정서희

◇원인은 '빌라'…준공 비중 61% → 15% '추락'

서울 주택공급 지표 악화 배경은 '빌라' 때문이다. 흔히 다세대와 연립주택 등을 포함하는 빌라는 4층 이하의 공동주택이다. 동당 건축 연면적이 660㎡ 이하이면 다세대, 660㎡ 이상이면 연립주택이다. 단독주택 중 다가구도 빌라로 보기도 한다. 이번 분석은 다가구도 포함했다.

빌라는 서울 주택 공급에 핵심이었다. 지난 2016년에 빌라만 5만6225가구가 준공됐는데, 아파트·빌라 준공 전체 물량(9만1613가구) 중 61.37%에 달한다. 하지만 이후 빌라 공급은 내리막이다.

2017년 4만2798가구, 2018년 3만5006가구, 2019년 2만5524가구, 2020년 2만5735가구 등 매년 하락 추세다. 2021년 이후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2022년 2만2000가구에서 2023년 1만4118가구로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는 6123가구에 그쳤다. 이 기간 아파트·빌라 준공 전체 물량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59.44%에서 15.65%로 곤두박질쳤다.

◇정원오 "빌라도 짓겠다" vs 오세훈 "아파트 확대"

두 후보의 해결 방안은 엇갈린다. 정 후보는 빌라를 포함해 단기 공급이 가능한 오피스텔을 늘리자고 제안했다. 반면 오 후보는 공급 가구 수가 적은 빌라 대신 아파트 공급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지난 4일 "(오 후보는)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문제는 10∼15년 걸리기 때문에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월세 문제는 2∼3년이면 대책을 세울 수 있고 공급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빌라,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 2∼3년이면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이에 대해 오 후보는 2031년까지 총 31만가구의 주택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2031년까지 공공주택 약 13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은 후속 공약이다.

◇전문가 "빌라 공급 단기 해결책이지만, 현실화 어려울 듯"

전문가들은 빌라 공급에 회의적인 편이다. 과거 전세사기 사건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투자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세사기 사건의 트라우마와 함께 정부의 1가구 1주택 정책 강화로 인해 빌라를 분양받아 전세로 줄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며 "그러면 빌라는 분양이 안 될 테니, 건설업자도 빌라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아파트는 공급하려고 하면 최대 10년이 걸리지만, 빌라는 3개월에서 1년 이내에 가능하다"면서도 "전세사기 사건이 빌라에서 많이 벌어져 (인허가·준공 등이) 많이 줄었는데 앞으로 더 많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